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 대사 등 미국의 전직 관리들과 학술 전문가로 구성된 7명의 민간 방북단이 7일 평양 방문을 마치고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방북단은 4박 5일간의 방문 일정 동안 북한의 외무성과 인민군, 무역성 관리들을 만나 북 핵 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보즈워스 전 대사는 7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6자회담에 대해 낙관적인 자세를 유지했다며 바락 오바마 행정부와의 대화 의지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보즈워스 전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재검토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북한 관리들이 이해하고 있었다며 이들은 인내심을 나타냈고 서두르는 기색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방북단의 일원인 조나단 폴락 미국 해군대학 교수는 북한 관리들이 6자회담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만 다자협상 보다는 미국과의 양자협상을 선호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폴락 교수는 그러나 북한이 6자회담의 급속한 진전이나 조속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는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이 핵 검증과 중유지원 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북한 정부는 최근 남북합의서 무효화 등 대남공세를 강화하며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언론들은 정보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최근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보즈워스 전 대사는 방북 중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관해 우려를 나타냈지만 북한 관리들은 이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기다려보자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리들은 그러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은 아무런 위협이 아니며 일상적인 군대의 움직임으로 의미를 낮췄다고 보즈워스 전 대사는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로동신문이 7일 이란의 인공위성 발사 성공을 거론하며 평화적 우주 이용권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로동신문은 논평에서 일부 나라의 우주 이용 독점권을 배격하며 공화국의 평화적 우주 진출과 이용은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최근 북한 정부의 탄도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인공위성 발사와 연관된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방북단은 이번 평양 방문이 민간 차원이기 때문에 양측 정부의 메시지 전달은 없었다며, 그러나 미국에 복귀한 뒤 정부 관리들과 방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들어 미.북 간에 첫 민간교류로 주목을 끌은 이번 방북단에는 보즈워스 전 대사와 폴락 교수 외에 모튼 아브라모위츠 전 국무부 차관보와 리언 시걸 동북아 안보협력 프로그램 국장 등이 함께 했습니다.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오는 16일부터 해외 첫 순방지로 일본과 한국, 중국 등 4개국을 방문할 계획이며 현지 관리들과 북 핵 문제 등에 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