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한국 경기침체 예상보다 심각' - IMF


국제통화기금 IMF는 올해 한국경제가 성장하지 못하고 오히려 4% 후퇴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몇 달 전만 해도 한국경제가 적어도 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근 대내외 여건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어 이같이 수정한 것입니다. 한국경제가 마지막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10년 전 외환위기 당시였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최근 발표한 국가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경제 성장률이 올해 -4%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 같은 전망치는 지난 해 11월 전망치 2% 보다 무려 6%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주요 20개국 가운데 성장률이 가장 낮은 것입니다. 또한, 한국과 싱가포르, 타이완, 홍콩 등 4개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률 평균보다도 낮은 것입니다.

IMF의 아누프 싱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개방경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경제가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로부터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싱 국장은 지난 해 4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분기에 비해 약 5.5% 감소했다면서, 이는 전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수출이 급격히 둔화된데다 소비와 투자마저 위축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의 수출은 지난 해 11월 19.5 % 줄어든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무려 32.8%나 크게 줄면서 사상 최악의 감소율을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문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소비재 판매가 7% 감소하면서 1998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업의 설비투자도 24.1% 줄면서 1998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또 기업들이 생산 감축에 들어가면서 신규 고용이 줄고 실직자가 늘어났습니다. 지난 해 12월 취업자 수는 1년 전 보다 1만 2천 명이나 줄어든 반면 실직자는 5만 1천 명이나 늘었습니다.

IMF는 한국경제는 올해 1분기 -5.1 %, 2분기 -5.9%, 3분기 -5.7 %의 성장률을 기록한 뒤 4분기에 가서야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아누프 싱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한국경제가 올해 4분기에 회복세로 돌아서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MF는 내년 한국경제는 올해보다 8.2 %포인트 늘어난 4.2 %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경제가 세계 경기 위축의 여파로 급격하게 추락한 만큼 세계경제가 회복되면 성장 속도도 그만큼 빠를 것이라고, IMF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싱 국장은 한국경제의 회복을 전망하는 근거로 한국 정부가 거시경제정책 차원에서 많은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또 은행권의 충분한 유동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금융과 기업 부문을 지원하며, 미국과 일본, 중국과 양자 간 통화 교환협정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들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IMF의 전망은 세계경제가 올해 0.5 % 성장에서 내년에 3% 성장한다는 가정 아래 작성된 것이라면서,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더 악화되면 한국의 경제 회복도 그 만큼 더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