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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북 미사일 관련 움직임 예의주시’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주변국들이 긴장하고 있는데요, 일본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도쿄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우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응을 전해주시죠.

도쿄: 북한이 대포동 2호를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 일본 정부는 “중대한 관심”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예의주시하는 모습입니다. 고다마 가즈오 일본 외무성 대변인은 어제 “북한의 미사일 문제는 일본의 국가안보는 물론이고 세계 평화와 안정,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의 견지에서 볼 때도 걱정스러운 일”이라면서 “중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습니다.

일본 정부 각료들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면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는데요,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은 어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밀 정보에 관한 것이어서 언급을 피하겠지만 일본 정부는 계속 중대한 관심을 갖고 정보수집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나카소네 히로후미 외상도 “최근 들어 정보수집과 분석에 임하고 있지만 코멘트는 피하겠다”면서도 “만일 발사 위험이 임박했다면 그에 따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는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에 대해 매우 긴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특별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있습니까.

도쿄: 그렇습니다.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대해 주변의 그 어느 나라 보다도 민감한 입장인데요, 그 배경에는 일본이 세계에서 유일한 원자탄 피폭국가라는 피해의식의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태평양 전쟁 당시 미국으로부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탄 공격을 받았는데요, 그런 이유 때문에 핵탄두를 장착해서 발사할 수 있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북한은 일본 열도를 사정거리로 하는 노동 미사일 1호를 10여기 정도 갖고 있고요, 대포동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더 멀기 때문에 일본은 언제라도 북한의 미사일 공격의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간 6자회담의 결과로 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에 대한 중유 등에 나섰지만 유일하게 일본만 일본인 납치 문제를 이유로 지원에서 빠져서 북한과 일본 관계가 나쁜 점도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을 극도로 경계하는 배경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일본 언론은 어떤 의도로 해석하고 있나요.

도쿄: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북한의 동향과 함께 한국•미국의 반응을 묶어서 이 문제를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는데요, 공영방송인 NHK는 북한이 최근 출범한 미국 오바마 정권의 대북정책을 가늠하려는 계산으로 도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의 최대 신문인 요미우리신문은 “북한은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미국의 오바마 정권과 직접 교섭을 노리고 있다”면서 “한반도에 긴장을 의도적으로 조성해서 미국을 교섭테이블로 끌어 내려는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북한의 한국에 대한 강경 자세와 그로 인한 한반도 긴장에 대해서 일본 측에선 어떤 평가나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도쿄: 그 것 역시 미국의 오바마 새 정부를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마침 오늘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인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교수가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그는 “북한이 오바마 정부의 어젠다로 더욱 빨리 접근하기 위해서 일본이나 한국과의 관계를 파기하려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최근 북한이 취하고 있는 일련의 강경 행동들은 오로지 미국에 보내는 북한의 메시지”라고 말했습니다.

오코노기 교수는 또 “대북 문제에서 미국과 조율하는 한국의 입장을 옹색하게 만들어서 한국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려는 목적도 있다”면서 “북한의 최근 행보는 한국의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타격과 북한체제 내부의 결속 등도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가 완전히 무너지면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악화시키는 군사적 행동은 섣불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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