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월드 비전 태양열 발전기 지원, 북한에서 큰 호응’


북한의 전력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제 구호단체들은 풍력이나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를 활용한 발전 설비 지원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인도주의 지원단체인 '월드 비전'은 황해북도의 한 마을에 태양열 발전기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주민과 북한 당국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1만2천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농촌 마을인 황해북도 연탄군 도치리에 지난 2007년 3 대의 태양열 발전기가 시범적으로 설치됐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민간 구호단체 '월드 비전'이 중국에서 구입한 발전기들을 중국인 기술자들을 초청해 설치한 것입니다. 도치리 소재 인민학교에는 5kW 규모의 발전기, 마을 진료소에는 3kW급 발전기, 그리고 마을의 한 기술자 집에는 2kW급 발전기가 각각 설치됐습니다.

발전기 설치 사업을 총괄한 '월드 비전'의 빅터 슈(Victor Hsu) 북한 담당 국장은 29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전력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기존에 크게 의존해 온 디젤 발전기 외에 다른 대체에너지에 눈을 뜨게 하고 싶었다"고 사업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슈 국장은 "북한 관리들에게 시범 사업 결과가 마음에 들면 앞으로 태양열 발전기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태양열 발전기는 마을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슈 국장은 "마을 주민들이 태양열 발전기가 설치된 기술자의 집을 방문해서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며 "이 기술자는 음악도 틀고 텔레비전도 보고, 불도 밝히는 등 하루 24시간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곧 온 마을의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은 곧바로 자신들의 집에도 태양열 발전기를 설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슈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도 큰 관심을 보이면서 다른 국제 구호단체들에 태양열 발전기 사업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슈 국장은 "비정부기구들의 사업 상대인 북한의 조미민간교류협회 (Korea America Private Exchange Society)는 '월드 비전'이 도치리에서 진행한 사업에 만족해 의료용 발전 설비를 지원하는 미국의 4개 비정부기구들에 태양열 발전기 설치를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슈 국장은 "하지만 이들 단체들은 이미 디젤 발전기 설치를 준비하며 사업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북한 당국의 갑작스런 요청에 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유진벨 재단과 사마리탄스 퍼스, 머시 코어, 글로벌 리소스 서비스 등은 미국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 USAID로부터 각각 1백만 달러씩 모두 4백만 달러를 지원받아 북한 의료시설에 발전설비와 의료기기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슈 국장은 도치리에 1차로 발전기 3 대를 설치한 뒤 인민학교에 있는 급수탑에도 1kW 규모의 태양열 발전기를 추가로 달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슈 국장은 예산 규모를 감안할 때 도치리 모든 주민들의 집에 태양열 발전기를 달아줄 수는 없지만 '월드 비전'이 2009년부터 새롭게 지원하는 인근 마을에는 몇 대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슈 국장은 "황해북도 연탄군 칠봉리에서도 태양열 발전기 지원 사업의 진행을 고려하고 있지만, 우선 현지조사를 통해 적합성도 따져 봐야 하고 보다 중요하게는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슈 국장은 학교 기자재와 식량 조달 등 칠봉리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 계획을 세우기 위해 미국인 기술자들과 2월 초에 현지를 직접 방문할 계획입니다.

슈 국장은 "태양열 발전기는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가지만 이후 유지관리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또 북한의 전력 환경에서도 24시간 동안 전기 공급이 가능하다"며 "다른 국제 구호단체들도 태양열 발전기 공급에 동참하면 북한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