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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실업률 증가로 사회불안 조짐


중국의 실업률이 치솟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정부가 수립된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사회불안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MC: 중국의 실업률, 어느 정도나 올랐습니까?

기자: 도시 지역은 실업자가 2천만 명 가까이 돼서 실업률이 9%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나마 도시 지역은 농촌보다 나은 편입니다. 일부 농촌 지역은 실업률이 최고 20%에 이르고 있습니다. 올해 중국에서는 모두 2천 4백만 명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새로 생길 일자리가 8백만 개 밖에 안될 것으로 보여서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한숨이 나오고 있습니다.

MC: 한국에서는 대학 졸업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중국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도 마찬가집니다. 올해 중국에서 대학졸업자가 6백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가운데 적어도 1백만 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경제가 안 좋아서 일자리가 줄어든 데다,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하지 못한 사람들과 해고 당한 경력직원들까지 좁아진 취업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올해 대학졸업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간을 보낼 것 같습니다.

MC: 중국의 경제 사정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은 여러 차례 전해드렸는데, 결국 고용시장에까지 그 여파가 미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해부터 전세계가 금융위기로 몸살을 앓으면서 그동안 무섭게 성장하던 중국의 수출이 크게 줄고 있는데요, 수출에 크게 의존하던 중국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건 당연하겠죠. 지난 해 11월 중국의 수출은 1년 전보다 2% 조금 넘게 줄었는데요, 12월 들어서는 더 큰 폭으로 떨어져서3% 가까이 줄었습니다. 중국의 수출이 이 정도로 줄어 든 건 거의 10년 만에 처음입니다. 보통 중국에서는 경제성장률이 적어도8%는 돼야 일자리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중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쉽게 살아날 것 같지 않아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8%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MC: 곧 있으면 설 명절인데, 실직자들의 시름이 크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니던 회사가 갑작스럽게 문을 닫아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도 있지만, 일감이 줄어서 강제로 무보수 장기휴가를 떠나야 하는 사람들도 많구요, 회사가 문을 닫기 전에 서둘러 봉급을 챙겨서 스스로 그만 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즐거워야 할 설 명절을 앞두고 이들의 시름은 깊을 수밖에 없는데요, 일을 계속하고 있는 사람들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제위기 때문에 불안하기는 마찬가집니다.

MC: 이런 사정 때문에 중국에서는 사회불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직자들 중에는 공장에서 일하던 농촌 출신의 일용직 노동자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들이 설 명절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가면 중국 곳곳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일자리를 못 찾고 있는 대학졸업자들도 사회불안 요인으로 보고 있는데요, 고학력 실업자들이 대규모로 발생한다면 지난 89년 톈안먼 광장의 민주화 시위와 같은 반정부 시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MC: 경제위기가 민주화 시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최근 경제위기로 피해를 입은 공장 노동자, 택시운전사, 교사, 주식 투자자 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전에 비해 정부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일부 시위자들 사이에서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외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중국경제가 고속성장을 보일 때는 인권 문제가 그 그늘에 가려져서 중국사회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요, 경제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인권을 비롯한 사회 문제가 다시 주목 받고 있는 겁니다.

MC: 중국 정부는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 일자리를 잃은 공장 노동자들에게 봉급의 일정 부분을 현금으로 줘서 불만을 달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중국 남부 도시 동관에 있는 서류가방 공장이 사업 실패로 문을 닫았는데요, 공장 노동자들이 여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노동자들은 정부로부터 월급의 60%를 현금으로 받은 뒤 시위를 끝냈습니다. 하지만 문을 닫는 회사마다 중국 정부가 이런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중국 정부는 5천8백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경기부양 조치에 들어갔는데요, 고속도로와 교량, 철도 등을 새로 건설하는 사업을 곳곳에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필요한 사업이 많아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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