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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한국전쟁 당시 동영상.사진 공개


지난 1950년 북한 공산군의 침략으로 시작돼 3년 간 수많은 희생자를 낸 6.25 한국전쟁 당시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이 미군 당국에 의해 공개됐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과 사진들은 전쟁 당시 미군 사진사들이 직접 찍은 것으로, 전황과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전쟁 당시 사진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4월, 미군이 주도하는 유엔군과 한국 군은 몇 달 전 재탈환한 서울을 지키기 위해 서부전선에서 중공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입니다.

주변에 민가가 듬성듬성 보이는 논밭에는 3천도의 고열을 내며 반경 30m를 불바다로 만드는 미군의 네이팜 탄과 로켓이 투하됐고, 지상에서는 기관총이 불을 뿜고 있습니다.

이처럼 생생한 한국전쟁 동영상은 미군 당국이 전쟁 당시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미국의 군사전문지인 성조지(Stars and Stripes)에 따르면, 주한미군 기지관리사령부 IMCOM-K는 미 국방부 자료실로부터 6.25 한국전쟁 관련 동영상 40개와 사진 1백50장을 입수해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투브 등에 올렸습니다.

자료들은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개전부터 1953년 7월 휴전협정 조인 때까지 전황과 참상을 상세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흑백 영상에는 격전지의 전투 장면 외에 전쟁에 시달리는 민간인들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1950년 12월, 12만 명의 한국 군과 10만 명의 피난민이 흥남 부두에서 해상으로 철수합니다. 부두에 늘어선 피난민들은 남녀노소 없이 봇짐을 이고 지고 있고, 곳곳에 짐을 가득 채운 소 달구지와 지게도 눈에 띕니다. 아이들은 두꺼운 솜옷과 모자, 장갑 등으로 단단히 무장을 하고 배에 올라타기 위해 종종 뛰며 달려갑니다.

미군은 시민들을 모두 대피시킨 후 마지막 배에 올라 타 항구에 설치한 폭탄을 터트리고, 검은 연기가 하늘로 피어 오릅니다.

동영상과 함께 공개된 사진들에는 전쟁의 참상이 보다 함축적으로 기록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합니다.

북한 군에 의해 학살당한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울고 있는 가족, 폐허 속을 뒤지는 여인, 길거리에 혼자 앉아 울고 있는 어린 소녀, 무릎까지 올라오는 눈 속을 헤치고 걸어가는 피난민들의 긴 행렬, 갓난 남동생을 들처 업고 탱크 옆을 터덜터덜 걸어가는 소녀 등이 사진에 담겼습니다.

참혹한 현실을 누구보다 혹독하게 겪은 이들은 전장에서 생사를 오가는 군인들입니다. 10살 정도 밖에 안 돼 보이는 헐벗고 깡마른 북한 인민군 소년병들이 몸집이 자신들의 두 배가 넘는 미군들에게 조사를 받고 있고, 전우를 잃은 미군 보병이 동료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밖에 당대 최고의 미국 여배우 마릴린 먼로와 인기 코메디언 밥 호프가 전장터의 미군을 위문하는 장면과, 유엔군사령관인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전장을 시찰하는 장면도 사진자료에 포함돼 있습니다.

주한미군 기지관리사령부의 에드워드 존슨 공보관은 "이들 동영상과 사진들은 한국전쟁과 그 이후 시기에 대한 역사적 정보의 보고"라고 말했다고 성조지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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