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 정부 대북식량 지원 현황


미국 정부가 북한에 지원하는 50만t의 식량 중 약 2만6천t이 다음 달 초순과 중순 두 차례에 걸쳐 남포 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두 차례 선적분을 통해 북한주민들에게 돌아갈 혜택과, 미국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 현황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MC) 곧 다가올 새해에 북한주민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군요.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식량이 전달된다고요? 지난 11월 중순 이래 처음이죠?

조) 예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강냉이 2만 1천t이 미국 국적선 '이스턴 스타'호에 실려 오는 1월 3일 남포 항에 도착할 예정이고요, 곧이어 1월 19일에는 역시 남포 항에 '강냉이와 콩 혼합물' (Corn-soya blend), 그리고 식용유 등 총 4천9백40t이 도착할 예정입니다.

MC) 이번에 도착하는 식량은 어떤 지역에서 분배가 되나요?

예. 2만6천t 모두 미국 정부가 머시 코어와 월드 비전 등 미국의 5개 비정부기구 NGO들에 분배를 맡겼습니다. 따라서 이들 비정부기구들이 담당하고 있는 평안북도와 자강도의 25개 군에서 분배가 이뤄집니다.

MC) 25개 군을 좀 소개해주시죠?

조) 예. 자강도의 경우 희천시, 초산군, 고풍군, 송원군, 우시군, 위원군, 동신군 등 7개 지역이 포함됩니다. 또 평안북도에서는 신의주시, 정주시, 구성시를 비롯해 철산군, 향산군, 구장군, 곽산군, 영변군, 박천군, 피현군, 용천군, 선천군, 태천군, 동림군, 의주군, 운전군, 운산군, 염주군 등 18개 지역에서 식량 분배가 이뤄집니다.

MC) 그러면 이 지역의 모든 주민들이 식량 배급을 받을 수 있는 건가요?

조) 아닙니다. 자강도와 평안북도의 어린이와 산모, 수유모, 환자, 노인 등 총 55만 명이 수혜 대상입니다. 유치원과 탁아소 등의 기관에서 배급이 실시되는데요, 일정한 배급량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도착한 식량의 물량을 감안해 분배가 이뤄지게 됩니다.

MC) 이번에 도착하는 식량을 보면 '강냉이와 콩 혼합물'이 있군요. 생소한 단어인데, 좀 설명을 해주시죠.

조) 예. 영양강화 식품의 일종인데요. 강냉이와 콩을 말린 뒤 갈아서 비타민과 미네랄을 첨가한 식품입니다. 물을 섞어 죽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또 올 1월에는 미국 정부가 대북 식량 지원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식용유가 전달되는 점도 눈길을 끄는데요. 비정부기구들은 담당하고 있는 자강도와 평안북도의 주민들에게 다양한 식품을 전달하기 위해 미국에서 식량 구매에 직접 나섰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부터는 기존에 미국 정부가 주로 제공하던 강냉이와 밀 이외에, 콩과 영양강화 식품, 식용유 등을 보내고 있습니다.

MC) 식량을 전달받을 주민들이 상당히 기대하고 있을 텐데. 분배는 언제쯤 이뤄집니까?

조) 식량이 남포 항에 도착하는 즉시 분배가 이뤄지지는 않습니다. 배에서 하역된 정확한 양을 다시 측량하고, 이어 지역별로 분배를 한 뒤 기차를 통해 지원 식량을 자강도와 평안북도로 옮겨야 하는데요. 이 과정이 최소한 2주는 걸린다고 한 비정부기구 관계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1월 3일 도착하는 강냉이 2만1천t의 경우 비정부기구들도 도착 예정일 약 한 주 전에야 식량 인수 사실을 통보 받아 준비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따라서 실제 분배가 이뤄지기까지 평소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MC) 조 기자. 올 1월에 식량이 2만6천t이나 전달되는데,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제외한 지역에는 왜 분배가 안 되는 것입니까?

조)미국 정부는 지원하는 식량을 미국의 5개 비정부기구들과 세계식량계획 WFP를 통해 북한주민들에게 분배하고 있습니다. WFP는 함경남북도와 양강도, 강원도, 황해남북도, 평안남도, 평양 등 8개 지역의 1백31개 군에서 식량을 분배하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지난 9월 3일 북한에 도착한 식량을 마지막으로 WFP에 식량을 전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과 미국 당국 사이에 식량의 분배 감시에 대해 이견이 있기 때문입니다.

MC) 이미 식량 지원이 시작된 지 수 개월이 지났는데, 왜 뒤늦게 이런 문제가 생긴 겁니까?

조) 북한 당국이 세계식량계획 소속 한국어 구사 요원들에게 입국사증을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정부기구 관계자 말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자신들이 WFP와 체결한 식량 지원 관련 양해각서에 한국어를 구사하는 요원의 배치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미국 정부는 북한 당국이 기존의 합의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MC) WFP와 비정부기구들은 각각 따로 북한 당국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나 보죠?

조)예. 분배 지역이 다르고 기술적인 면에서 활동 조건이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기 때문에 각각 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비정부기구들은 북한 당국과의 양해각서에 한국어 구사 요원의 배치를 정확히 명시했고, 이에 따라 비정부기구 소속 요원들은 전원 북한 당국으로부터 입국사증을 받은 상황입니다.

MC) 미국 정부는 지금 북한에서 식량의 분배 감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WFP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조) WFP는 지금까지 모니터링과 관련한 북한 당국의 협조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WFP 아시아 사무소의 폴 리즐리 대변인은 1995년부터 북한과 일해 오면서 현재 북한 당국의 협조에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WFP의 대북 지원이 중단되지 않기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올해 북한과 맺은 협정은 WFP의 북한 사업 역사상 가장 광범위하게 유엔 요원들의 활동을 허락하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는데요, 북한 내 국제요원들의 수가 엄청나게 확대되고, 한국어 구사 요원들까지 채용할 수 있게 됐으며, 모니터링 가능 지역과 접근 지역도 넓어져 전에는 한 번도 가지 못했던 지역도 갈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MC) WFP 측 설명을 들어보면, 한국어 구사 요원의 배치는 이미 북한 당국과 합의가 된 사항인 것 같군요. 미국과 북한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조속히 식량 전달이 재개됐으면 합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미국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 현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