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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감자 생산 두 배로 늘어


남북한 농업 전문가들의 수 년에 걸친 우량 씨감자 생산 협력사업이 북한의 감자 생산성을 두 배 이상 높이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평양에서 열린 남북 농업과학 심포지엄에 참여한 한국 측 농업 전문가들은 현지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는데요, 이들은 감자 생산량 증가가 북한의 식량난을 해소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우량 씨감자 생산기술을 북한에 전수하기 위한 한국 농업과학자들의 수 년에 걸친 노력이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농업과학 심포지엄에 참석하고 돌아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는 "남북한이 지난 2000년부터 씨감자 개량사업을 펼친 끝에 북한의 감자 생산성이 사업 전보다 두 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북한 농업성 관계자가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씨감자 사업 전에 비해서 생산성이 한 두 배 정도, 단순히 씨감자만 개량하더라도 생산성이 두 배 정도 늘었다는 것을 우리가 확인할 수 있고 앞으로 이런 사업이 좀 더 전국단위로 확대된다면 지금 현재보다도 한 50% 이상 더 늘 가능성이 있습니다."

권 박사는 씨감자 개량사업 전 헥트아르당 8만t 정도였던 감자 생산량이 지금은 15~16만t 정도로 늘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권 박사는 또 이번 심포지엄에 참석한 북한 측 관계자의 말을 빌어 "지난 1998년 북한이 감자농사 확대 사업을 시작할 당시 북한 내 감자재배 면적이 총 4만 헥트아르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8만6천 헥트아르로 넓어졌다"며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난 데도 남북 공동의 씨감자 개량사업이 일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올해 북한의 감자 생산량을 2백50만~3백만t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씨감자 개량사업은 국제구호단체인 한국 월드 비전이 지난 2000년 3월 북한의 농업과학원과 씨감자 생산사업 실무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한국 측 농업전문가들은 그동안 수경재배 기술 등을 북한에 전수해 왔습니다.

현재 평양과 량강도 대홍단군, 평안북도 정주, 함경남도 함흥, 황해남도 배천 등 5개 지역에 씨감자 생산시험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일반 농가로의 보급도 진행 중입니다.

권 박사는 "우량 씨감자 보급이 북한 전역에 확대되고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농자재 지원과 병충해 예방이 제대로 이뤄지면 헥트아르당 25t 정도 까지 생산량을 더 높일 수 있다"며 "하지만 이를 위한 재원 마련 등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씨감자를 제대로 생산하기 위해선 충분한 농자재가 또 공급이 돼야 하는데 그런 농자재가 공급이 되지 않는 게 씨감자 보급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구요, 또 씨감자는 중간 증식단계에서 시설이 필요합니다, 망실 같은, 이런 시설은 더구나 북한이 효과적으로 자원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더 큰 제약이 되죠."

전문가들은 북한의 감자생산량이 한해 4백만t에 이를 경우 북한 식량 문제가 어느 정도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량 씨감자의 전국적 보급과 농자재 지원 등이 이뤄지면 4백만t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권 박사는 "감자는 수분이 많아 알곡으로 환산할 땐 4분의 1 수준을 적용해 계산하는 데, 예컨대 생감자 4백만t이면 알곡으론 1백만t에 해당하는 효과를 갖는다"며 "계절적으로 북한의 식량사정이 어려운 때인 7월에 수확하는 봄 감자는 특히 식량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한국 월드 비전에 따르면 북한의 민족경제협력 연합회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심포지엄에서 북한 농업과학원 소속 연구사들이 한국 측 전문가들과 함께 감자 뿐만 아니라 채소와 과수재배, 육종 등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토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월드 비전 김혜주 간사는 "이번 심포지엄은 북한의 전반적인 농업발전을 위해 과수와 채소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사업을 확대하려면 많은 재원이 필요해 남북 당국 차원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선 사업 확대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한국 월드 비전은 이런 점을 고려해 이번 행사에 한국의 농업진흥청 관계자 7명의 동행을 추진했지만 북측이 불허한다는 이유로 한국의 통일부가 방북을 반대해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한국 월드 비전 김혜주 간사는 "심포지엄 자체는 아주 진지했고 협력사업에도 북측이 적극적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예전과 다른 경색된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저희들이 일정토론을 할 때 조금 저희들이 원하는 요구들이 잘 반영이 안됐던 거 이런 게 조금 지금이 심각한 상황이긴 하구나, 심포지엄을 허락한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해줬어요."

남북 양측은 지난 해 10.4 남북 정상선언에 이어 총리회담과 경제공동위원회 등에서 농업 분야 협력사업에 합의하고 농수산 협력분과위원회 구성에도 합의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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