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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일가족, 중국 벗어나 제3국 한국대사관 진입


넉 달 전 베이징 주재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보호를 신청했다가 중국 정부의 단속으로 쫓겨 다니던 탈북자 일가족 4명이 지난 주에 동남아시아의 한 나라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현지 한국대사관에 머물고 있으며, 곧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베이징 올림픽 직전인 지난 6월, 북한주민 허 모씨 일가족 4 명과 다른 5명 등 9명은 두만강을 건너 북한을 탈출했습니다. 이들은 이후 연길에 머물며 미국의 탈북 운동가 필립 벅 목사의 도움으로 베이징 주재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UNHCR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베이징 주재 UNHCR은 이들과 면담을 약속했지만 성사되지 못했고, 오히려 중국 공안의 단속으로 일행 중 1명이 7월에 체포됐습니다.

이들은 이후 산 속으로 도피해 움막을 짓고 생활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다가 필립 벅 목사와 미국의 북한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 수전 숄티 의장 등의 지원을 받아 허 씨 일가족 4 명이 최근 중국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한 나라에서 이들을 보호하고 있는 탈북자 지원단체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허 씨 가족을 한국대사관에 안전하게 인도했다고 말했습니다.

"도착한 날은 11월 17일이구요. 한국대사관에 인계한 날은 22일인데, 그 동안 안전가옥에 있다가 대사관에 인계된 거죠."

이 관계자는 허 씨의 자녀가 매우 어려 중국을 탈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재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고 말했습니다.

"건강은 전혀 문제가 없구요. (허 씨 자녀 중에) 한 살짜리 아이가 있는데 마침22일이 첫 돌이라서 돌 잔치까지 했습니다."

현지 소식통은 허 씨 가족이 늦어도 다음 달 10일 전에는 한국으로 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허 씨 가족과 함께 UNHCR 에 보호를 신청했던 또다른 탈북자 4 명은 아직 중국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이들 탈북자를 보호하고 있는 조선족들이 많은 돈을 요구하며 사실상 감금하고 있어 출발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자유연합과 필립 벅 목사는 지난 7월 탈북자 9명 가운데 1명이 체포되자 성명을 내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지만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 정부의 강경한 조치로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베이징 주재 UNHCR은 지난 해 7월까지 30 명에 가까운 탈북자를 수용했었지만 지난 7월 마지막 남은 5명이 체코로 출발한 뒤 현재 탈북자 보호 업무를 중단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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