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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북한 개성공단 폐쇄는 어리석은 일’


개성공단은 북한의 경제를 시장경제로 전환시키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고 최근 개성공단을 둘러본 미국의 한 북한경제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워싱턴 소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란드 선임연구원은 따라서 북한 당국이 만일 이 같은 잠재적 역할이 기대되는 개성공단을 폐쇄한다면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최근 관영매체와 남북 군사실무회담 등 여러 채널을 통해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 간 경제협력 사업을 전면 중단시킬 수 있음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그 같은 위협을 실제 행동으로 옮겨서는 안 된다고, 지난 달 14일 개성공단을 방문해 입주 기업들을 직접 둘러본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란드 선임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경제 전문가인 놀란드 연구원은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를 전면 중단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것은 대단히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은 북한에 많은 혜택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북한경제를 시장경제로 전환시키는 첫 걸음이 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놀란드 연구원은 개성공단은 그러나 현재 그 같은 잠재적 가능성을 충분히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시장화와 개혁, 경제 활성화 등에 진정으로 기여하려면 공단 입주업체들의 생산 활동에 북한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는 한국의 입주업체들이 원자재와 부자재를 모두 자체 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기업들이 공단의 생산 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개성공단이 발전하려면 공단에 입주한 한국 기업들이 북한 기업들의 생산 활동 참여를 지원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놀란드 연구원은 강조했습니다.

놀란드 연구원은 또 개성공단 내 북한 근로자들의 노동 환경에 대한 국제 인권단체들의 비판과 관련, 개성공단의 근로 여건을 한 마디로 단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놀란드 연구원은 국제노동기구가 제시하는 5대 핵심 근로 조건을 감안한다면 개성공단의 근로 여건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과거 방문했던 북한 내 다른 의류공장들과 이번에 방문했던 개성공단 내 의류공장을 비교하면 그 차이가 밤과 낮의 차이 만큼이나 크다고 말했습니다. 놀란드 연구원은 북한 근로자라면 누구나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싶을 것이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개성공단의 근로 여건을 좋다 나쁘다 한 마디로 말하기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놀란드 연구원은 또한,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아 미-한 자유무역협정 FTA의 혜택을 받도록 하는 문제와 관련, 현 시점에서 미국은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해 무관세를 적용할 용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앞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 미국의 입장이 변할 수도 있을 것이란 지적입니다.

놀란드 연구원은 이번 방문 중 개성공단 내에서 일부 한국인들과 북한인들 사이에 상당한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놀란드 연구원은 북한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나이와 육체적 상태를 감안할 때 10년 뒤에도 김 위원장이 계속 집권하고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 앞으로 10년 후의 북한은 지금과는 아주 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놀란드 연구원은 북한 내부적으로 중국이나 한국 같은 주변국들과 갈수록 커가는 경제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강력하게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놀란드 연구원은 그 같은 요구에 따라 북한에서 정치경제적 개혁이 이뤄질 경우, 북한은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해 21세기의 역동적인 신흥 경제국가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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