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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특별보고관, “ 북한, 식량난으로 인권 상황 악화”


북한은 올해 심각한 식량난으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이 밝혔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9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송환된 탈북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처벌도 더욱 가혹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담에 조은정 기자 입니다.

문) 올해유엔총회에 제출할 북한 인권 보고서 작성을완료하셨는데요. 이번 보고서에서 특히 강조한 부분이 있으십니까?

10월 셋째 주에 유엔총회에서 제가 직접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저는 이번 보고서에서 특히 올해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에 주목했습니다. 올해는 지난 해 보다 설사병을 앓는 북한 어린이들의 수가 두 배 가량 증가하는 등, 식량난으로 어린이, 산모, 수유모, 노인 등 특히 취약계층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습니다.

문) 보고서에서 "특권계층과 나머지 주민들 사이에 식량을 비롯한 필수품에 대한 접근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셨는데요. 식량난에서 비롯되는 인권과 관련한 우려 사항들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식량난이 닥칠 경우 북한주민들은 식량을 찾아 국내는 물론 국경을 넘어 국외로까지 이동을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이런 국내외 이동을 금지하기 때문에 여러 인권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그런데 주목되는 점은 심각한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 국경을 넘어 제 3국에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 수가 오히려 줄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북한 당국이 탈북 난민들에 대해 예년에 비해 보다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이 국경을 넘는 사람들을 사살하고, 제3국에서는 탈북자들에 대한 포상금이 제공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부분이 눈에 띄는데요.

탈북 과정을 겪은 난민들을 여러 명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눴는데요. 지난 한 해 탈북자 전체 수가 줄어든 와중에서도, 많은 여성들이 탈북했고, 이들 대부분은 돈을 지불하고 인신매매자들의 도움을 받거나, 일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로 강제 결혼이나 성매매의 덫에 걸렸습니다. 제가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에 특히 강조하는 제안 중 하나는 탈북자들에 대한 처벌을 중단하라는 것입니다.

문) 최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몽골이나 러시아 등에 난민 보호소를 설치하도록 통일부에 지시했는데요. 이런 조치가 탈북 난민 문제에 도움이 될까요?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탈북 난민 문제에 인도주의적인 입장을 갖고 한국 정부와 협력해 탈북 난민들이 한국으로 곧바로 갈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지만, 정식 난민수용소를 설립하든, 난민촌을 건설하든 항상 유념할 것은 이 과정에서 탈북자들의 인권이 어떻게 보호되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들은 이미 탈북 과정에서 큰 고초를 겪은 사람들이거든요.

문) 지난 한 해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 개선된 점은 없나요?

북한이 4개의 주요 유엔 인권협약에 가입해 있는 점, 북한이 식량 분배와 관련해 유엔 기구들에 잘 협조하고 있고, 이에 따라 유엔 기구들이 과거보다 보다 많은 지역에 접근할 수 있게 된 점은 긍정적인 발전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북한 인권 상황은 여전히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문) 국제사회는 그동안 유엔과 각국 정부, 그리고 민간 차원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는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황인데요, 이유가 무엇입니까?

북한의 전반적인 인권 상황은 북한 안팎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움직임과 관련이 있습니다. 인권 상황이 개선되도록 국제적인 차원에서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유엔 북한 인권 보고관으로써, 비록 어렵긴 하지만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보고서에 항상 장단기적으로 실현가능한 제안을 합니다. 현 시점에서는 북한에 대한 식량 원조, 탈북 난민에 대한 당국의 처벌 중단, 법치주의 정신에 입각한 북한의 사법 제도 현대화 등이 시급합니다.

문) 매년 연말께 보고서 작성을 위한 현지 답사를 하는 것으로 압니다. 올해도 방문을 예정하고 있습니까?

북한은 저의 임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지금까지 저의 방북을 수락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북한과 건설적으로 교류할 의향이 많습니다. 제가 북한에 직접 가게 되면, 북한 쪽의 입장도 보고서에 반영을 할 계획이기 때문에 오히려 북한에 이득일 텐데 말이죠. 현재로서 올해 저의 현지 답사가 결정된 곳은 한국입니다. 10월 넷째 주 무렵 방문할 계획입니다.

문)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면 어떤 활동을 하게 됩니까?

유엔 관계자, 정부 당국자, 의원들, 비정부기구, 시민단체 관계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고, 가장 중요하게는 탈북자들을 만날 계획입니다. 한국에는 정착에 성공하거나 실패한 여러 탈북자들이 있는데요, 저는 항상 보고서에 성공 이야기를 담아 보다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자 합니다. 한국 방문 시에는 탈북자 문제 외에, 한국전쟁의 잔유물들, 즉 전시 실종자와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서도 많이 연구하고 옵니다.

문) 현지 답사 외에 계획하고 계신 일이 있습니까?

저는 제 임무에 찬성하는 나라들 뿐 아니라 반대하는 나라들에도 북한의 인권 상황을 설명하고, 북한주민들을 위한 지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북한의 인권 상황이 심각하며, 이를 개선하는 것은 국제사회 모두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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