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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전 국방, "북한, 핵 관련 무모한 행동 말아야"


미국의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7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영변 원자로의 재가동과 같은 `무모한 행동'을 취하지 말 것을 북한 당국에 조언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의 무모한 행동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의 협상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자신이 지금 다시 북한을 방문해 북한의 고위 관리들을 만난다면 핵 문제와 관련해 무모한 행동을 취하지 말도록 충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1994년부터 1997년까지 국방장관을 지낸 페리 씨는 7일 워싱턴에 소재한 아메리칸대학에서 열린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과 관련한 공개강연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지난 2월 뉴욕 필의 역사적인 평양 공연 시 북한 측 초청으로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 등 전직 미국 관리들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페리 전 장관은 뉴욕 필의 공연을 관람하는 것 외에도 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 북한 정부 고위 관리들과 만나 부시 대통령의 임기 중 북 핵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습니다 .

당시 페리 전 장관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를 상대하는 것은 부시 행정부보다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 측 관계자들에게 비핵화 관련 조치들을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었습니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의 임기를 4개월도 채 남기지 않은 현재 북한은 불능화 조치를 중단하고 영변 핵 시설의 재가동 움직임을 보이는 등, 북 핵 협상은 커다란 교착상태에 빠져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이 상황에서 북한 측이 영변 원자로의 재가동 등 무모한 행동을 취한다면, 그 것은 미국의 차기 정권과의 협상을 아주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영변 핵 시설의 재가동을 언급하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플루토늄 재생산에 들어간다면 미국의 차기 정권은 북한을 상대하기가 아주 어려워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따라서 이 시점에서 북한에 조언을 한다면, 그것은 미국의 차기 정권을 기다리면서 준비하라(keep the powder dry)는 것이며, 그렇다면 미국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접촉이 있을 것이고, 다시 협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페리 전 장관은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북 협상 전망과 관련해 공화당의 존 맥케인 후보와 바락 오바마 후보 가운데 누가 당선되든 대북 협상이 다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임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정책이나 태도와 상관없이 미국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이 구체화되기 까지는 적어도 6~12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하고, 자신은 그러한 시간적 공백 (gap of time)을 우려해 지난번 방북 시 부시 행정부 임기 중 핵 문제를 마무리 지을 것을 북한 측에 권고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페리 전 장관은 이날 강연에서 무소르그스키 등으로 대변되는 19세기 러시아 국민악파 음악(Nationalism Music)과 1991년 발칸반도 3국의 독립 당시 음악 등을 예로 제시하며, 음악이 정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음악외교(Music Diplomacy)'에 관해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강연회가 열린 아메리칸대학의 카첸 아트센터에서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역사적인 평양 공연과 북한의 모습을 담은 미국의 사진작가 마크 에드워드 해리스 씨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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