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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개성공단 숙소 건설에 신중한 반응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한 간담회에서 개성공단에 숙소를 지을 경우 북한 근로자들의 집단행동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숙소 건설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근로자 숙소 건설이 더욱 불투명해지는 양상인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개성공단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북측 근로자 숙소 건설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17일 알려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충청남도 천안에서 열린 중소기업 간담회에서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한 대표가 숙소 문제로 어려움이 많다고 밝히자, 북한 근로자의 집단 행동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고 이 자리에 참석한 한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대규모의 북측 근로자 숙소를 지을 경우 근로자들의 집단생활에 따른 예기치 못한 남북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입주기업 관계자가 숙소 건립과 관련해 정부의 지원을 건의하자 이명박 대통령은 예전에 기업경영 당시 근로자 숙소를 만들어봤던 경험을 언급하며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이다 보면 집단행동이 가능하므로 통제를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남북간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개성공단 내 입주 기업들의 인력 수급난이 가중되면서 그 동안 한국 정부 당국자 차원에서 한 얘기는 있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79개 기업이 입주해 3만 3천여 명의 북측 노동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올해 연말까지 52개 공장이 추가로 가동에 들어가면 2만여 명의 추가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남북은 지난 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1만5천명 규모의 숙소를 짓기로 합의했고 당시 한국 정부는 올해 1천 1백억 원 가량의 예산을 들여 착공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당국 간 대화가 끊어지면서 숙소 문제는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입주 예정 기업은 물론이고 이미 공장을 가동 중인 업체들은 기숙사 문제가 시급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인력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곧 추가로 투입될 통근버스 1백대를 활용해, 개성시 인근 지역의 인력을 데려오는 방안과 기업들이 선호하는 20~30대 여성 근로자 대신 연령대가 높거나 남성 근로자를 늘리는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편의를 위해 버스 1백 대를 지원을 해서 개성 시내 외에 좀 장거리에서 오시는 분들, 출퇴근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서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 꼭 여자분 뿐만 아니고 나이 많으신 분들이라든가 또 남자분들도 열심히 훈련 받으면 일을 잘합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고용하는 문제 등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입주기업들은 북한의 도로 사정을 감안할 때 버스가 개성시 외곽까지 원활히 다닐 수 있을지 불투명한데다 기술력이 뛰어난 20~30대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입주를 결정한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는 "버스를 늘려 외부인력을 출퇴근시킨다 해도 인력공급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80%가 노동 집약적인 섬유의류업체인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이 선호하는 인력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숙소 건립의 경우 입주 기업들의 이해가 걸린 문제인데다 수 천 억 원의 한국 정부의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남과 북 모두 대화에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경제안보팀장:"기업들이 예정대로 입주할 경우 현재 1단계가 완성되는 2010년에는 북한 근로자가 약 15만 명으로 예상되는데 약 10만 명을 외부에서 데려와야 하고 따라서10만개의 숙소건립이 필요하게 됩니다.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남북간에 전반적이고도 근본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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