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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서 북한 다색 목판화 특별전 열려


미국 뉴욕에서 북한의 다색 목판화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미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북한 목판화 전시회인데요, 북한 노동자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일단은 판화의 묘사된 풍경 그림들이 북한의 일상을 묘사한 것들이예요. 대부분 노동자들 일하는 모습들이 대부분이구요…."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뉴욕의 비영리 민간단체인`코리아 소사이어티'의 김진영 선임 예술 프로그램 담당관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번 전시회에는 북한 노동자들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유토피아의 경계에 있는 북한의 이미지 (North Korean Images at Utopia's Edge)'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전시회에는 선명한 색상의 북한 다색 목판화 24점이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목판화는 나무판에 그림을 조각해서 파 넣은 후 색상을 입혀종이에 찍어내는 것으로, 대개 거칠고 직설적이며 호소력이 큰 미술 장르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0년대 한국에서 목판화가 민중미술의 중심이 됐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북한의 목판화 특별전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시 작품 가운데 대다수는 평양미술대 출신 등 북한 최고 수준의 작가들이1988년과 1989년에, 그리고 일부는 1990년대에 제작한 것입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김진영 담당관은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에는 아주 여성스럽게 표현된 여성 노동자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24점 가운데 10점이 여성 노동자들이구요, 8점이 일반 단체 노동자들 그리고 나머지는 산수, 강산 등 풍경입니다. 그런데 여성들이 아주 여성적으로 그려졌어요. 일하고 있는 여성들이긴 한데 아주 여성적인 모습을 강조해서, 불도저 운전사인데 거울을 보고 스카프를 다시 매면서 얼굴 모양새를 고치는 것도 있구요…..."

이 밖에 조개를 잡는 모습, 산악 지역에서 철도 건설을 위해 애쓰는 모습, 어린이들과 또 가족들과 함께 있는 모습, 그리고 학생들이 여선생님을 반기는 모습 등 많은 북한 여성들의 모습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또1990년대 제작된 작품 가운데는 소련 붕괴 이후 북한에 불어닥친 기근과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남녀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함께 단결해 일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이번 다색 목판화 전시를 통해 북한 노동자들의 삶을 편견 없이 보여주려 한다고 김진영 담당관은 밝혔습니다.

"정치 얘기는 정말로 그 의견들이 극과 극을 달리잖아요. 하지만 예술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문화를 소개해 줄 수 있는 좋은 매개체인 것 같아요."

한편,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중국에서 북한 관광회사인 '고려투어'를 운영하면서 북한 관련 다큐멘터리 등을 제작한 영국인 니컬러스 보너 씨가 지난 15년 간 수집한 것입니다.

김진영 담당관은 지금까지 전시회를 찾은 관객들 대부분은 좋은 반응을 보였지만, 북한 작품이라는 이유로 거부감을 나타낸 한인들도 일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흔하지 않은 미술 작품들이 뉴욕이란 곳에서 전시되니까 반응들이 좋기도 하구요, 긍정적인 반응들을 보이시는 분들도 있는 반면에 어떤 분은 화가 나셔서 전화하셨어요. 본인은 미국에 살지만 그래도 남한 사람이라면서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과연 남한 단체냐 북한 단체냐하고 묻고….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인 지난 9월 9일 개막한 이번 전시회는 오는 12월 12일까지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전시된 뒤 미국 곳곳의 대학교와 미술관 등에서 3년 간 순회 전시회를 갖게 됩니다.

첫 순회 전시회는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뉴욕의 세인트 로렌스대학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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