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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간첩은 북한 보위부 공작원


간첩 혐의로 구속된 탈북자 원정화 씨와 관련한 자세한 소식을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1] 이번에 구속된 원 씨의 혐의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원 씨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공작원으로 1998년 중국으로 파견돼 지린성 등지에서 무역업을 하며 탈북자와 남한 사업가 1백여 명을 납치하는 데 관여하는 등 간첩활동을 벌이다 2001년 10월 조선족을 가장해 남한 남성과 결혼하고 남한으로 들어왔습니다.

원 씨는 이성 교제를 미끼로 남한의 경기 북부지역 군 정훈장교들에게 접근해 군사기밀을 빼낸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황 모 대위와는 동거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원 씨는 또 경기도에 대북 무역회사를 설립한 뒤 사업을 이유로 지난 2002년 말부터 중국을 14차례 오가며 중국에서 활동 중인 북측 보위부로부터 남한의 대북 정보요원을 중국으로 유인하고 정보기관과 연계된 남한 사업가를 포섭하라는 지령을 받았습니다.

합동수사본부는 실제로 원 씨가 결혼정보 업체를 통해교제를 하게 된 김 모 소령과 남한 사업가를 중국으로 유인하려고 시도했고 대북 정보요원 이모 씨와 김모 씨를 살해하려 기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원 씨는 이와 함께 탈북자 단체 간부와 군 정보요원 등을 통해 노동당 비서로 귀순한 황장엽씨 등 탈북자들의 인적 사항과 소재를 파악해 북한에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질문2] 원 씨와 함께 구속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이들의 혐의 내용은 무엇인가요?

[기자] 네, 원 씨와 함께 구속된 김 모 씨는 평양 미술대 조각학과를 졸업한 엘리트로 알려졌는데요, 김 씨는 이번 수사를 통해 1999년 중국으로 위장 탈북해 현지에서 간첩활동을 벌이다 2006년 캄보디아를 통해 남한으로 들어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 씨는 원 씨의 의붓 아버지 행세를 하면서 중국 내 북한 보위부 공작원과 수시로 접촉하면서 원 씨에게 공작금을 제공하고 간첩 활동을 지시한 것으로 합동수사본부는 파악했습니다.

구속된 황 대위는 원 씨와 동거하면서 원 씨가 간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이를 숨겨주고 오히려 원 씨에게 군 안보강사로 활동 중인 탈북자 명단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질문3]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원 씨의 간첩 활동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여성 스파이였던 마타하리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원 씨의 과거 행적이 궁금합니다.

[기자] 네, 합동수사본부는 원 씨가 남성들의 환심을 살 정도로 미모가 뛰어나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합동수사본부는 이런 원 씨가 남파간첩이 되기까지 기구한 과거 행적을 일부 공개했는데요, 원 씨는 지난 1989년부터 3년간 북한에서 특수부대 남파공작 훈련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훈련 도중 부상을 당해 제대한 뒤 마땅한 일거리가 없어 절도 등을 일삼으며 교화소, 즉 교도소를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원 씨는 1998년 아연 5t을 훔치다가 적발됐는데요, 이것이 보위부 공작원인 된 계기였다고 합니다. 보위부가 절도행위를 덮어주는 대신 원 씨를 공작원으로 포섭했다는 이야깁니다.

남한에 입국할 때 원 씨는 임신 7개월이었고 이후 딸을 낳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원 씨는 또 번번이 주요 지령 수행에 실패하면서 정작 자신이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 때문에 집에 자물쇠를 4개나 설치하고 3년 전부터는 신경안정제를 복용해 온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질문4] 이번 간첩 사건엔 현역 군 장교들이 연루됐는데요, 한국 국방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국방부는 이번 사건에 현역 군 간부들이 관련된 데 대해 큰 충격을 받은 모습입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수사 발표 직후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국방부는 이번 위장 탈북 여간첩 사건에 일부 군 간부들이 연루된 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기자] 이상희 국방장관은 이날 고위간부회의에서 "전군에 특별 보안 진단 작업에 착수하고 장병 특별 정신 교육을 실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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