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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들 “올림픽 후 중국의 인권정책 더 악화될 듯"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 내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힘을 얻은 중국 공산당이 '강력한 하나의 중국'에 걸림돌로 보는 여러 인권 문제에 더욱 강경하게 대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특히 탈북자 강제북송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과 중국 국경의 한 도시에서4년째 북한을 상대로 인도주의 활동을 벌이고 있는 기독교 선교사 오선무 씨. 지난 6월부터 중국 당국의 감시 강화와 단속으로 활동을 모두 중단했던 오 씨는 베이징 올림픽이 24일 막을 내렸지만 마음이 여전히 편치 않습니다.

중국 당국이10월부터 단기비자를 발급 받아 활동하는 자신 같은 선교사나 인도주의 활동가들에게 비자를 더 이상 발급하지 않을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장애자 올림픽이 끝나봐야지..그렇다는 말도 있구요. 네.."

오 씨는 사업 목적이 분명하고 실적이 있는 외국인들에게만 장기 비자를 발급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비자 갱신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있다며 씁쓰레 합니다.

다른 도시에서 비교적 큰 인도주의 의료 사업을 하고 있는 명준호 씨(가명)는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몇 차례 회계 조사를 받은 뒤 인원을 축소하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실적은 낮은 데 근무 요원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인도주의 사업의 특성상 외지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많아 실적과 인원을 비교하기 힘들지만 이를 솔직하게 말할 수가 없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면 중국 당국이 높아진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인권정책을 개선할 것이란 일부의 기대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뉴욕에 있는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중국 내 인권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합니다.

"The Greatest concern is that …

휴먼 라이츠 워치의 소피 리처드슨 아시아 인권옹호 담당 국장은22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 했던 만큼 중국 정부가 올림픽 이후 인권 등 체제 문제에 대해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텍사스 주 미드랜드에 있는 중국 구호협회(China Aid Association)의 정책 담당 간사인 데니엘 버튼 씨 역시 중국 내 인권 상황 개선 가능성을 매우 회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버튼 씨는 올림픽을 통해 중국 공산당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나의 중국' '강력한 중국'에 다른 목소리를 내는 국내의 모든 걸림돌에 대해 중국 정부가 더욱 강력한 탄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버튼 씨는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의 가정교회 탄압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며, 불길한 징조라고 덧붙였습니다.

올림픽이 막을 내리면서 지난 해7월 이후 탈북자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베이징 주재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이 다시 탈북자를 수용할지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이 곳에 남아 있던 탈북자5명이 지난 7월 베이징 올림픽 개막 전 체코로 떠나면서 현재 베이징 사무소에는 단 한 명의 탈북자도 없는 것으로 현지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UNHCR 관계자들은 그러나 '미국의 소리' 방송의 질문에 민감한 사안임을 이유로 정확한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소피 리처드슨 국장은 중국 정부가UNHCR의 탈북자 수용을 개선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합니다.

리처드슨 국장은UNHCR의 중국 내 탈북자 접촉은 놀라울 정도로 제한적이라며, 과거처럼 적은 수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개선 가능성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합니다.

리처드슨 국장은 여러 정황을 볼 때 중국 당국의 탈북자 강제북송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우려 속에 일부 탈북자 지원 단체들은 그동안 잠시 중단했던 탈북자 구출 작업을 다시 시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언제 뭐 완화됐나요? 뭐. 다 그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해 나가고 있었으니까. 올림픽 때 보다 경비는 조금 덜 할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인신매매된 탈북 여성들을 구출하는 한국 내 한 비정부기구 대표는 올림픽으로 검문검색이 강화돼 활동을 멈췄지만 조만간 재개할 것이라며, 중국 당국도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주요 교통로의 경비를 계속 유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합니다.

한국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 대표는 현 상황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며, 앞으로 한 두 달은 중국 당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긴장을 계속 견지해야지 긴장을 푼다든지 중국 정부가 이렇게 할 것이다 –막연하게 우리 생각으로 움직인다면 큰 낭패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요. 앞으로 한 달에서 두 달 정도는 중국 공안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 할 필요가 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이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무대에서 영향력 확대를 원하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국제사회가 중국 정부에 압력 수위를 훨씬 높이며 설득을 병행하는 길만이 탈북자 강제북송 등 여러 인권 탄압을 막는 지름길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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