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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권단체,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탄원운동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 기독교 인권단체가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비판하고, 중국 정부에 탈북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탄원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베이징 올림픽으로 전세계의 시선이 지금 중국에 쏠려 있다. 지금은 중국이 가난한 자들 가운데 가장 가난한 자들을 향해 온정을 보일 때이다. 중국 내 탈북자들을 도우라!"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적인 기독교 인권단체인 '릴리즈 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은 지난 15일 이같은 구호를 내걸고 중국 내 탈북자들을 돕기 위한 탄원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단체는 `목숨을 건 도주 (Run for your life)'라는 이름의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이 곳에 탈북자들을 연행해 강제북송하는 중국 정부를 비판하고, 탈북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게재했습니다.

이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탄원서에 서명하는 것으로 동참할 수 있고, 또 중국 내 탈북자들의 처참한 상황에 대한 탈북자들의 증언도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릴리즈 인터내셔널의 콜린 킹 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탄원운동을 벌이는 목적은 두 가지라고 말했습니다.

킹 국장은 이 운동은 중국에서 정치적 난민지위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탈북자들과 이들이 중국에서 제 3국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돕는 기독교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킹 국장은 이번 운동을 통해 적어도 수 만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접수된 탄원서를 영국주재 중국대사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극심한 식량난과 정치적, 종교적 박해를 피해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탈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난민·이민위원회(USCRI)는 지난 해 조사를 통해 중국 내 탈북자 수가 3만여명에 달하며, 강제송환된 탈북자는 1천8백명이라고 추산한 바 있습니다.

'숙'이라는 가명을 사용한 한 탈북 여성은 릴리즈 인터내셔널의 웹사이트에서, 북한을 다섯 차례 탈출했다가 두 번이나 중국에서 인신매매로 팔려갔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여성은 중국에서의 삶은 더 나을 것이란 희망으로 마을 주민 4명과 함께 탈출했는데, 눈 속에서 길을 잃었다가 칼을 든 중국 남성 2명에게 잡혀 산속의 동굴로 끌려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이를 가질 수 있는지 여부를 검사받은 뒤 한 중국 남성에게 팔려갔으며, 팔려간 마을에서 같은 처지의 북한 여성 3명을 만났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렇게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은 대부분 중국에 숨어지내고 있지만, 일부는 중국을 거쳐 베트남, 라오스, 몽골 등 제 3국으로 다시 탈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북 인권단체인 헬핑 핸즈 코리아(Helping Hands Korea)의 팀 피터스 대표는 릴리즈 인터내셔널의 웹사이트에서 탈북자들의 탈출경로를 일컫는 이른바 '지하철도 (Underground Railroad)'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지하철도는 미국에서 남북전쟁 발발 이전에 흑인에 동정적인 북부의 백인들이 도망친 노예들을 비밀리에 북부나 캐나다의 안전지대로 피신시킬 목적으로 만든 비밀조직을 일컫는 말이기도 합니다.

피터스 대표는 일부 탈북자들은 베트남, 라오스, 버마 등 제 3국으로의 탈출을 위해 중국 북동부에서 동남아시아 국경 지역까지 무려 4개월에서 5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감행한다고 말했습니다.

콜린 킹 국장은 중국 당국이 이처럼 생사를 건 탈출을 시도한 탈북자를 연행해 강제송환하는 것은 국제규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951년 서명한 유엔 난민협약에 따라 탈북자를 강제송환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이들을 난민으로 간주해 유엔 당국과 협조하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킹 국장은 중국 내 탈북자들을 위한 이번 탄원운동에 영국 뿐 아니라 전세계인들의 동참을 호소했습니다.

킹 국장은 전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탄원운동에 동참해 중국 정부에 탈북자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영국 뿐 아니라 전세계의 목소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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