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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용비료로 비료난 타개 안간힘


북한은 올해 한국의 비료 지원이 끊기면서 심각해진 비료 부족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른바 '대용비료'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구역단위로 할당을 줘 주민들의 비료 생산을 독려하고 있지만 기존 화학비료에 비해 곡물 생산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탓에 비료난 해결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인데요,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은 최근 "지금과 같이 어려운 조건에서 농사를 잘 지으려면 대용비료 생산을 늘리는 것이 아주 중요한 문제"라며 대용비료 생산에 힘을 쏟고 있는 평양 순안구역 내 협동농장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이 방송에서 이경록 순안구역 협동농장 경영위원장은 "비료가 부족한 형편에서 우리 힘으로 농사를 잘 짓기 위해 대용비료 생산에 모든 힘을 집중하고 있다"며 "순안구역에서 지난 달 1천8백여t의 대용비료를 생산했다"고 말했습니다.

대용비료란 요소비료 등 흔히 쓰이는 화학비료가 부족할 때 이를 보충하기 위해 쓰이는 비료로, 북한에선 사람이나 가축의 분뇨를 원료로 한 퇴비나 이탄이라는 광물질에 분뇨와 미생물을 섞어서 급속 발효한 '흙보산 비료' 등이 대표적입니다.

한국의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최근 북한이 대용비료생산을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나선 데 대해 북한이 세계적인 식량위기 상황에서 외부 도움의 한계를 느낀 데 따라 주민들의 자력극복 의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했습니다.

"세계적인 식량위기 상황인데 식량 문제는 다른 나라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가 없고 각각의 나라가 정부와 인민의 노력에 기본 열쇠가 달려 있다. 그렇게 주장을 하고 남을 쳐다보지 말고 자체의 힘으로 알곡생산을 늘리기 위한 대책과 식량을 절약을 하고 식료품 낭비를 반대하는 투쟁을 하자, 이렇게 강조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는 "한국 정부가 해마다 행한 35만t 가량의 비료 지원이 끊긴데다 국제 비료가격이 크게 오른 탓에 북한이 대용비료 생산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금년 들어서 국제 곡물가도 많이 올랐지만 국제 비료가격도 두배 세배 올랐거든요, 바로 석유화학물에서 추출해서 그 것을 원료로 쓰기 때문에 요소비료는 나프타를 원료로 쓰기 때문에, 이게 석유가격과 비례해서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요. 그래서 금년에는 북한이 수입을 하려고 해도 수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지금, 수입을 많이 못하기 때문에 대용비료에 강조를 하는 수 밖에 없는거죠"

권 박사는 하지만 대용비료가 요소비료 등 일반 화학비료보다 곡물 생산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 당국과 주민들의 노력에도 비료난 극복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중량만 많았지 실제로 성분량을 치면 요소비료의 10분의 1도 안됩니다, 퇴비 2백 킬로그램 합쳐봤자 20킬로그램 짜리 요소비료 한 포대의 성분도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북한에서는 흥남비료공장, 남흥청년화학공장 등 10여개 공장이 비료를 생산하고 있지만 대부분 1960년대 이전에 건설돼 시설이 낡은데다 전력난까지 겹쳐 가동률이 10-2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북한에서 한해 비료 필요량은 1백55만t 정도이지만 실제 사용량은 필요량의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는 한국의 지원에 사용량의 70% 정도를 의존해 왔습니다.

권 박사는 한국의 비료 지원이 끊기면서 북한의 올해 비료 사용량은 필요량의 4분의 1도 안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홍수 등 자연재해가 없더라도 내년 식량수급에 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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