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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공동성명, “북한 인권 개선돼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이명박 한국 대통령은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앞으로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북한 인권 상황과 관련해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한-미 두 나라 최고 지도자들이 정상회담과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인권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정상회담 소식을 서울 VOA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이명박 한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북한 인권문제가 처음 언급됐다구요?

그렇습니다. 두 나라 정상은 6일 오전 한국의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 인권 상황 개선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유린 상황은 아직 존재하고 있고 계속되고 있으며, 북한의 지도자는 아직 검증을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과거 자신이 북한 인권 상황 등을 거론하며 강조했던 '악의 축' 발언에 대해, "내가 바라는 것은 악의 축 명단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두 나라 정상이 공동성명을 통해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같은 언급은 북한 당국의 인권 개선 노력이 앞으로 미-북 관계 정상화 등을 위한 중요한 잣대가 될 것임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문]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고 하던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네, 부시 대통령은 테러지원국 해제 시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북 핵 검증체계 등 북한 측으로부터 확인해야 할 일이 많다며 테러지원국 해제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오는 11일이 테러지원국 해제 시한으로 알려졌던 것과 관련해, "12일은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가 될 것"이라며, "북 핵 검증체계가 나와야 하는 데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또 검증 대상과 관련해선 "플루토늄 뿐만 아니라 농축 우라늄 폭탄에 대해서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만일 테러지원국 해제가 안된다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제재를 많이 받는 나라로 남게 될 것"이라며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될지 아닐지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한국 정부는 최근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살해 사건으로 북한과의 거리가 더 멀어지는 분위기인데요, 이번 공동성명에서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까?

네, 부시 대통령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에 대해 북한 측은 이번 사건의 조속한 해결과 이같은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해 남북 당국 간 대화에 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금강산 사건의 해법을 놓고 부시 대통령과 견해가 같았다고 밝혔습니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은 무고한 대한민국 국민이 희생된 있을 수 없는 일로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책을 하루 빨리 마련하기 위해 북한이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하였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금강산 사건과 관련해 사실상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함에 따라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만 대화한다는 북한의 이른바 통미봉남 전략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그 밖의 양국 간 현안에 대해선 공동성명에서 어떻게 다뤄졌나요?

네, 우선 당초 양국 간 논란이 예상됐던 미국의 한국정부에 대한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 요청은 이번 정상회담에선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회 비준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미-한 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선 두 정상이 자유무역협정이 양국 간 경제 분야의 항구적인 버팀목이 된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비준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이례적으로 불과 4개월 새 세 차례나 만난 두 정상은 정상회담 자리에서 서로의 우의를 다지는 장면도 연출했습니다.

평소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부시 대통령은 태국기와 성조기가 교차된 문양이 새겨진 골프백과 퍼터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선물했습니다. 이 대통령도 전통자개 무늬가 새겨진 디지털 액자와 물고기 세 마리가 그려진 삼어도 문양의 책갈피 등을 선물했습니다.

또 두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한국사회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몸살을 앓았던 점을 감안해 미국산 쇠고기 스테이크와 한우갈비구이로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6일 오후 용산 미군기지 방문을 끝으로 1박 2일의 방한을 마치고 오후 3시쯤 태국으로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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