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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서 동성결혼 줄이어


미국의 동성애자들이 서부 캘리포니아 주로 몰리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 캘리포니아 주 대법원에서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는 판결이 나온 데 이어서 지난 16일부터는 주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결혼증명서를 발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도 만만치 않아서 앞으로도 논란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미국은 지금’ 오늘은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이연철 기자, 북한 청취자들에게는 동성결혼이라는 말 자체가 상당히 생소할 것 같은데요?

네, 동성결혼이란 남성과 여성이 결혼하는 전통적인 개념의 결혼과는 달리 남성과 남성, 또는 여성과 여성 등 같은 성을 가진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것을 말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네덜란드와 벨기에, 캐나다, 노르웨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그리고 스페인 등 여섯 나라에서만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있을 뿐, 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이 동성결혼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동성 커플들은 대부분 수십 년 동안 동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동체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며, 아울러 경제적 혜택 등 일반적인 부부가 누리는 많은 혜택들도 받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당하고 있습니다.

) 미국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미국 연방 정부는 현재 '결혼 보호법'에 따라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4년에 매사추세츠 주가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주 차원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이번에 캘리포니아 주가 그 뒤를 잇게 됐습니다. 이밖에 버몬트와 뉴저지, 뉴햄프셔, 코네티컷 주 등은 시민결합법을 통해 동성애자들에게도 결혼에 준하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1970년 대 초반부터 동성결혼을 인정받기 위한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1990년대 들면서는 중요한 정치 문제로 부각됐는데요, 올해 미국 대선에서도 이 문제는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 그렇군요, 캘리포니아에서는 동성결혼이 공식적으로 인정되기 시작한 지난 16일에 주 정부 공무원들이 연장근무를 해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면서요?

그렇습니다. 당국자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태라고 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동성결혼식을 올리려고 몰려드는 사태가 빚어지면서 지방 공무원들은 혼인증명서 발급을 위해 연장근무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법이 발효되는 첫 날에 혼인하기 위해 특히 많은 사람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캘리포니아는 매사추세츠와는 달리 주내에 거주하는 동성애자는 물론 다른 주에서 온 방문자들에게도 결혼증명서를 발급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UCLA , 즉 캘리포니아 주립 로스엔젤레스 대학교 윌리암스 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올 한 해동안 캘리포니아 주에서 5만5천 쌍 이상의 동성결혼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중 2만2천 쌍은 다른 주에서 온 사람들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 로스엔젤레스의 비버리힐스 법원 앞에서 열린 유태인 전통 결혼식은 로스엔젤레스의 3개 방송사가 생중계를 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캘리포니아에서 동성결혼이 인정되기까지 그 동안에 우여곡절도 많았죠?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 2004년에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법정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 개빈 뉴섬 신임시장이 동성결혼과 결혼증명서 발급을 전격 허용했는데요, 이는 2000년에 주민투표로 승인된 동성결혼 금지법안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습니다. 이 때 약 4천 쌍이 동성결혼식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캘리포니아 대법원이 결혼을 남녀간의 결합으로 묘사한 주 법률을 이유로 샌프란시스코의 동성결혼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리면서, 동성결혼 문제는 반대자들의 승리로 끝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찬성론자들이 해당 법률 자체가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마침내 대법원은 지난 달에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법률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장기간의 법률 논쟁을 끝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동성결혼의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가 동성결혼 허용으로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의 경제성장이 정체상태에 빠진 가운데, 일부에서는 동성결혼 열풍으로 꽃과 보석, 사진, 식사 등을 제공하는 업체 등 결혼관련 업체들이 특수를 누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UCLA 윌리암스 연구소는 앞으로 3년 간 캘리포니아 주에서 동성결혼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6억8천4백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이같은 동성결혼 허영으로 인한 특수가 얼마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동성간 결혼식이 열리는 곳에서는 반대시위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반대단체 연합, 종교 지도자들, 그리고 일부 선출직 공무원들은 동성결혼을 허용한 주 대법원의 판결을 무효로 해 달라는 주민 발의안의 청원 요건을 충족시켰고, 이 안건은 오는 11월 4일 주민투표에서 결정되게 됩니다. 만일 이 안건이 주민투표를 통과한다면 캘리포니아 주의 동성결혼은 또다시 중단되게 되는데요,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 2000년에도 그같은 법안이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된 적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44개 주에서 법률 개정이나 헌법 개정 등을 통해 동성결혼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지난 2004년 한 해에만 13개 주가 동성결혼 금지 법안을 주민투표로 통과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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