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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차관보-김계관 부상, 베이징서 양자회담


미국과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오늘 중국 베이징의 미국대사관에서 북한의 핵 신고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양자회담을 가졌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 이후 핵심 관심사인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이 곧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 핵 6자회담의 미국과 북한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27일 중국 베이징의 미국대사관에서 북한의 핵 신고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양자회담을 열었습니다.

김계관 부상과 힐 차관보는 회담을 위해 각각 27일 오전과 오후에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두 사람은 공항에서 이번 양자회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김 부상은 "감사합니다"라고만 짧게 답한 뒤 승용차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습니다.

힐 차관보는 26일 베이징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미국 워싱턴의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 신고 문제를 중점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힐 차관보는 북한이 이번 회담에 핵 신고서를 갖고 올 것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김 부상과의 회담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양측 모두가 취해야 할 조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북 핵 6자회담의 의장국인 중국은 미-북 수석대표들 간의 이번 양자회담을 아주 ‘건설적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친강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미-북 양측이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나 미-북 관계 개선에서 현재의 동력을 이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또 6자회담 재개의 정확한 시기는 여전히 논의 중이라면서, 하지만 진전을 위해 6자회담이 가능한 한 빨리 재개되기를 희망하며, 이는 6자회담 당사국들의 공통된 바람이라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은 북한이 지난 해 말까지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5개월 가까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달 초 북한이 영변 원자로의 핵 가동 일지를 포함한 1만 9천여 쪽의 플루토늄 활동 관련 문서를 미국에 제공하면서, 다음 달 상반기 중에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북한이 핵 신고서를 제출하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고 적성국 교역법에서 해제하는 등의 보상을 취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한편,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은 27일 북한이 납치 피해자로 보이는 일본인 여러 명이 아직 북한에 생존해 있으며, 이들을 귀국시킬 용의가 있다는 뜻을 지난 해 가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제안은 납북 일본인 문제의 진전을 내세워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뒷받침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신문은 일본 정부가 납치 피해자로 인정하고 있는 12명과 별도로 보이는 이들이 실제 일본으로 귀국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앞서 26일에는 북한 측이 1994년 4월 자살했다고 주장하는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 씨가 그 이후에도 생존해 있었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유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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