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전문가들, 미-한 간 대북정책 협의체 공고화 제안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국과 한국의 동맹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과 한국, 양국간 대북정책의 공조를 위해 새로운 협의체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와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지난 1월 말부터 11명의 전직 미 행정부 관리, 학자, 한반도 전문가 등 초당적 인사들로 연구그룹을 결성해 미-한 동맹 관계 발전을 위한 정책을 연구했습니다.

이들은 14일 워싱턴의 존스홉킨스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지난 3개월간의 연구결과를 담은 ‘새로운 출발’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날 발표회에서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은 “미국과 한국은 한때 대북 정책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어려운 시절을 겪었지만, 지난 3-4년간 미국과 한국 정부의 부단한 노력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됐으며, 특히 한국인들의 미국에 대한 견해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회장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극도로 중요한 한국과의 동맹 관계를 보다 발전시킬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출발’ 보고서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으로 미-한 양국이 7년만에 북한과 북 핵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에 대한 외교적인 대응이 실패할 때 미-한 양국이 이견을 보이지 않도록 보다 굳건한 정책 협의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일본과의 3각 공조도 이에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마이클 아마코스트 전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북한은 대화 상대자들 사이의 균열을 발견하고 이를 악용하는데 뛰어난 재능을 보인다”며 “북 핵 문제 논의에 있어 미국과 한국, 일본 간에 충분하고 시의적절하게 의견 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이명박 대통령이 아직 대북 정책을 발전시키고 정교화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한국의 새로운 대북 정책에 대한 북한의 강력한 반발에 대해서도 어떻게 대응할 지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는 국민적인 합의의 기반 위에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고서 발표회에서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국장은 최근 북한의 강경발언들은 단순한 대내용이 아니라 북한 당국의 심각한 정책 결정을 대변한다면서 “북한은 단시간 내에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해 한국의 새로운 대북 정책을 무효화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칼린 국장은 “미국과 한국에게는 지금이 새로운 출발이겠지만 북한에는 그렇지 않으며, 항상 미-한 관계에서는 북한이라는 변수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은 최근 한반도에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을 때 미국과 북한이 싱가포르에서 양자 협의를 했던 것을 지적하며 “아직도 미국과 한국 사이에 대북 정책 접근법에 있어 서로 완전히 투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회장은 “한국은 대북 정책을 정립해 가는 과정에서 미국이 더 이상 예전같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새로운 출발’보고서는 대북 정책 이외에도 미-한 동맹 강화를 위한 여러 제안을 했습니다.

보고서는 오는 2012년 4월 17일로 합의된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이양과 관련해 한국에서 이양 조건에 대해 추가 협상을 요구할 경우 미국은 이에 긍정적으로 응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또 한미연합사의 기본적인 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27, 그리고 북한체제의 붕괴와 같은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계 5029도 진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