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한국 총선에서 보수세력 압도적 승리


한국에서 9일 실시된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보수 세력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습니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은 과반수 이상의 의석 확보에 성공했고,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 친박성향의 무소속 후보 등 다른 보수 성향의 후보들도 대거 당선됐습니다. 반면, 제1야당인 통합민주당은 목표했던 개헌 저지선 100석 확보에 실패했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다른 진보정당들도 참패했습니다. 이같은 총선 결과에 따라 현 한국정부의 실용주의 대북한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투표가 마감된 지 10시간 정도 지났는데요, 현재 상황부터 전해 주시죠?

답) 지금은 개표가 거의 완료된 상황입니다. 총 2백 99명의 국회의원 중 245명을 뽑는 지역구 투표 개표는 99.9 % 완료됐고, 54명의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의 개표율도 97.7%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지역구 1백31석, 비례대표 22석 등 모두 1백53석을 차지해 과반수 의석 보다 3석을 더 얻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1야당인 통합민주당은 지역구 66석, 비례대표 15석 등 81석을 얻었습니다.

자유선진당은 지역구 14석과 비례대표 4석 등 18석, 친박연대는 지역구 6석과 비례대표 8석 등 14석을 확보했습니다. 이밖에 민주노동당은 지역구 2석 비례대표 3석 등 5석, 창조한국당은 지역구 1석, 비례대표 2석 등 3석, 그리고 무소속이 25석을 얻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문) 이같은 결과와 관련해 각 정당의 표정은 어떻습니까?

답) 한나라당은 투표마감 직후 주요방송사들이 일제히 발표한 출구조사에서 최대 1백84석까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자 크게 흥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개표결과가 집계되면서 과반수를 간신히 넘긴 1백53석으로 나오자 다소 실망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한나라당은 국회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하는 이른바 안정과반의석 1백58석 확보에 실패한 것에 아쉬움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일단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 이 한나라당의 승리는 바로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의 원하시는 국민의 승리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방송사의 예측조사에서 적으면 60석에 그칠 것으로 나타나자 경악을 감추지 못했지만, 실제 개표결과 81석으로 나타나자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 어려운 여건 하에서 열심히 싸워주신 후보자 여러분들께 노고에 치하의 말씀을 드리고 저희가 여러 부족한 중에서도 이만큼 성원을 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밖에 자유선진당의 경우 창당 두 달만에 참가한 총선에서 18석을 얻은 것만 해도 선전한 것이라고 자평하면서도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것을 아쉬워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총선 직전에 갈라선 진보진영의 두 정당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희비도 엇갈렸습니다. 민주노동당은 5석으로 지난 번 총선 때 10석보다 절반으로 줄었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나름대로 선전했다고 평가하고 있는 반면, 진보신당은 지역구는 물론 비례대표 의석 확보에도 실패함으로써 존재 기반 자체를 잃게 된 실정입니다.

문) 이번 한국 총선 결과의 특징으로 어떤 것들을 들 수 있습니까?

답) 먼저, 보수세력의 압승과 진보세력의 부진이 눈에 띕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친박성향의 무소속 등 보수성향의 당선자를 모두 합치면 무려 2백 석에 근접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진보진영에 대항하는 보수 대연합이 형성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진보세력은 개헌 저지선인 1백석을 겨우 넘길 정도로 크게 위축됐습니다.

다음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신 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측근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나라당의 이재오 후보는 은평을에서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고, 또 다른 이 대통령의 측근인 이방호 후보는 경남 사천에서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습니다. 반면, 한나라당 내에서 박 전 대표측 인사 30여 명이 당선됐고, 당밖에서는 친박연대와 친박성향의 무소속에서 20여명의 당선자가 나왔습니다. 이번 한국 총선의 최대 승자는 박근혜 전 대표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제1야당인 민주당이 전통적 강세지역인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참패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민주당은 모두 48석이 걸린 서울에서 손학규 대표와 지난 해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후보를 비롯해서 당 중진의원들이 한나라당 바람에 휩쓸려 줄줄이 떨어졌습니다.

문) 그런가 하면, 이번 한국 총선에는 북한 문제나 탈북자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온 시민운동가들이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는데요,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답) 뉴라이트의 기수로 불리고 있는 자유주의 연대 신지호 대표는 서울 도봉 갑에서 민주당 중진의원인 김근태 후보를 접전 끝에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또한 뉴라이트 경기안보연합의 김성회 상임대표는 경기화성 갑에서 당선됐고, 그리고 뉴라이트 정책위원회 조전혁 위원은 인천 남동을에서 승리했습니다.

이들이 국회에 진출함에 따라 그동안 제도권 밖에 머물렀던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정치 세력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문) 이번 한국 총선 결과에 따라 현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 대북한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답) 이 대통령은 의회 세력의 탄탄한 지지를 등에 업고 각종 대북정책들을 밀어 붙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통 보수임을 자임하는 자유선진당이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과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대북 정책 기조가 더욱 강경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한국 동국대학교의 김용현 교수의 말입니다.

" 전반적으로 한나라당의 압승, 자유선진당의 선전으로 인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보다 강경기조로 갈 확률이 높고, 그러나 북핵 문제가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함으로써 남북관계가 강경정책으로 끌고 가기엔 한계가 있는 대외환경이 조성되는 이중적 모습이 되겠습니다."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 등 진보세력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적극적인 견제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