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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넘긴 6자회담…핵 신고 전망 여전히 불투명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 핵 6자회담이 북한의 핵 신고 문제에 걸려 결국 3월을 넘기고 말았습니다. 앞서 미국은 핵 문제의 진전을 위해 북한의 3월 중 핵 신고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북 양자회담이 열리기도 했지만 6자회담 진전을 위한 돌파구는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북 핵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앞으로 6자회담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문) 오늘이 4월1일이고, 결국 3월 중 북한의 핵 신고는 이뤄지지 않았는데요. 그 동안 미국은 북한이 3월 안에 핵 신고를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그동안 ‘3월이 중요하다’, 또 ‘3월 중에 6자회담의 중대한 진전이 있어야, 부시 대통령 임기 안에 핵 폐기를 포함하는 3단계 조치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점을 줄곧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핵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 북한은 당초 지난 해 말까지 모든 핵 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하도록 돼 있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미국이 제시한 ‘3월 시한’까지 어긴 셈이군요?

답) 미국이 3월을 핵 신고 시한으로 못 박았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 임기 중 북 핵 폐기를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 신고를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었죠. 북한이 핵 신고서를 제출한 후에도 이를 검증하고, 또 실질적인 폐기 단계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테니까요. 아무튼 힐 차관보는 지난 달 26일 워싱턴의 한 민간연구소 강연에서 ‘6자회담의 진전을 위해 앞으로 몇 주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이 발언을 보면 4월이 시작되긴 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앞으로 몇 주는 계속 북한의 핵 신고를 기다린다는 입장입니다.

문) 그런데 최근 미국과 북한 정부의 성명이나 6자회담을 둘러싼 정치적 분위기를 보면, 양측이 핵 신고 문제에 관한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핵 신고 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시리아와의 핵 협력 문제입니다. 그런데 미-북 양측의 입장이 너무나 다릅니다.

미국은 최근들어 더욱 강하게 이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지난 주에 “미국은 유감스럽게도 이 문제에 대해 알고 있다. 북한은 이를 분명히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지난 주말 인터뷰에서 시리아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핵 확산에 대해 오랫동안 우려해 왔으며, 이에 대한 완전한 규명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오히려 지난 28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라늄 농축이나 그 어떤 다른 나라에 대한 핵 협조를 한 적이 없으며, 그러한 꿈을 꾸어본 적이 없다”면서 미국이 북한을 죄인으로 몰기 위해 `너절한 요술'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렇게 미-북 간 입장 차이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핵 신고를 놓고 난관에 봉착한 6자회담 재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문) 결국 북한이 4월 중에도 핵 신고를 하지 않고, 북 핵 문제가 표류하면 6자회담 당사국들의 북 핵 관련 입장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요?

답) 힐 차관보는 3월 중 북한의 핵 신고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미국은 6자회담을 통한 북 핵 문제 해결을 계속 추진할 것이고, 또 그것이 국익에도 부합된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중국, 한국, 일본, 러시아 등 다른 당사국들도 이미 핵 시설 폐쇄와 불능화라는 성과를 거둔 6자회담의 틀 속에 당분간 머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6자회담의 궁극적인 목표인 북한의 핵 폐기를 이루고 또 북한도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부시 대통령 임기 내에 북한이 핵 신고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등 다른 당사국들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문) 그런데 오늘 힐 차관보가 서울에 도착하지 않았습니까?

답) 네. 힐 차관보는 4월1일부터 사흘 간 서울에 머물 예정인데요. 한국 정부는 힐 차관보가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당국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힐 차관보가 중국이나 일본 등 다른 당사국 관계자들과 만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이번 방문이 북한의 핵 신고 문제에 변화를 가져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핵 신고를 놓고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6자회담의 전망에 대해 김근삼 기자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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