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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 경기 침체로 국내 자동차 판매량 대폭 감소


미국 사회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시간입니다. 미국에서는 최근 주택 경기 침체와 고유가로 경기 전망이 좋지 않은데요, 자동차 산업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 2월 미국 내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관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Q: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그러니까 2008년 2월 미국에서는 모두 117만 6천대의 새 차가 팔렸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8만대 가량 줄어든 수치입니다. 비율로 따져보면 6.3% 줄어든 것이죠. 특히 미국에서는 그동안 자동차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해온 점을 고려하면, 최근 자동차 판매 위축의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죠.

Q: 미국인들에게 자동차는 필수품 아닙니까? 한 집에도 가족수대로 여러대의 자동차가 있는게 일반적인데요. 이런 미국인들의 자동차 구입이 줄어든 이유가 뭘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앞서 말씀하신대로 최근 경기 침체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주택 경기 침체와, 또 유가를 비롯한 물가 상승은 미국 소비자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아무래도 덩치가 큰 지출인 자동차 구입을 주저할 수밖에 없겠죠. 이번에 발표된 전국 판매량 집계를 보면 이런 분석을 더욱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캘리포니아 주는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진 주 중 하나구요, 자동차 판매량도 가장 크게 줄었습니다.

Q: 그러니까 주택 경기가 안 좋은 곳은 자동차 판매도 그에 비례해서 줄었다는 말씀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이번 발표를 보면 유가가 자동차 판매에 미치는 영향도 어느정도 가늠해볼 수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일반인도 가정에서 SUV나 트럭을 많이 타지 않습니까?

Q: 그렇지요.

기자: 실제로도 매년 승용차보다 SUV를 포함한 트럭이 더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판매량을 보면 상대적으로 기름이 적게 드는 승용차는 1% 밖에 줄지 않았는데요, 기름이 많이 드는 트럭은 10% 이상 감소했습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자동차 판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죠. 물론 트럭 판매가 줄어든 것은 주택 경기 침체와도 직결됐 있는데요, 건설업자들이 트럭을 많이 쓰거든요. 그러니까 주택 건설 수요가 줄어들면 트럭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겠죠.

Q: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에는 미국에는 한국의 현대 자동차도 있고, 각 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진출해있잖아요. 회사별로는 판매 성적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판매가 위축된 것이 전체적인 분위기인데요, 그래도 일본의 혼다는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가0.7% 늘어났습니다. 역시 일본 회사인 토요타와 니산도 판매량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한 자릿수 퍼센트라서 선전했다고 볼 수 있겠구요. 하지만 미국의 자동차 3사인 GM, 포드, 크라이슬러와 한국의 현대는 모두 10% 이상 판매가 줄었습니다. 특히 크라이슬러는 17.4%로 판매가 가장 많이 줄었구요.

Q: 그 동안 미국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온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불황 중에도 선전하고 있군요.

기자: 일본차가 좋다는 일반적인 이미지 차원에서도 그렇구요. 실제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트럭보다는 승용차, 또 승용차 중에도 기름이 적게드는 중소형 승용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거든요. 그런 면에서도 아무래도 불경기에 더 사랑을 받을 수 있겠죠.

Q: 미국 회사들도 앞으로 SUV나 트럭보다는 승용차 생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겠군요?

기자: 이미 그런 움직임이 있어왔습니다. 포드의 경우 SUV나 트럭 판매는 매년 감소세지만, ‘포커스’ 같은 일부 소형차종은 큰 폭으로 판매가 늘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회사들이 겪는 딜레마가 있는데요. 중소형 승용차는 잘 팔리기는 하지만, 자동차 한 대를 팔았을 때 남는 수익은 SUV나 트럭보다 훨씬 못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회사 입장에서는 돈이 많이 남는 SUV나 트럭을 쉽게 포기하기가 힘든 것이죠.

Q: 이렇게 자동차 판매가 줄면서, 저희같은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특히 당장 차를 사야할 분들에게는 말이죠.

Q: 왜 그렇죠?

기자: 네. 1, 2월 자동차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하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마다 판매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데요. 가장 쉬운 것이 값을 깎아주는 것이죠. 아니면 무이자 할부나, 옵션을 끼워주는 것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도 있구요. 이런 인센티브는 차를 사는 소비자에게는 유리할 수밖에 없죠.

Q: 말씀을 듣고 보니까, 저도 최근에 신문에서 차 값 깎아준다는 광고를 많이 본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자동차 회사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도 집계해봤는데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자동차 판매량은6.3% 줄어든 반면에 인센티브는 8.4% 늘었다고 합니다.

자동차 판매가 줄면서, 소비자는 오히려 좀 더 나은 조건에 차를 살 수 있게 됐군요. 김근삼 기자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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