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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생필품 가격 상승, 북-중 교역에 타격


최근 중국에서 식량과 생필품 가격이 10여 년 만에 최고치에 달할 정도로 크게 오르고 있어, 중국산 제품을 많이 쓰는 북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한으로 수출되는 식량과 생필품은 거의 대부분 중국을 거쳐 가고 있는데, 최근 중국에서 식량과 생필품 물가가 크게 올라 연초부터 북한과 중국 간 교역이 얼어붙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요. 현지 분위기가 어떤가요?

답: 북한과 중국간 교역이 이뤄지는 국경지역에서는 북한으로의 식량수출이 지난해 보다 많이 줄고 있다고 단동 현지 무역업자들이 전하고 있는데요,

특히 북한과 중국간 교역물자의 70% 정도가 통과하는 압록강 지역의 중국 단동에서는, 올해 들어 중국산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북한의 핵실험 실시에 따라 두 나라간 교역이 줄었던 지난해 초보다도 더 어렵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중국내 보따리 무역상들도 북한 신의주에서 잡화나 공산품, 부식류 등을 들여가던 북한측 교역 상대자들로부터 올해 들어 주문이 많이 줄어 경기가 좋지 않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문: 북-중 간 교역물자가 많이 통과하는 중국 단동세관에도 물량이 줄었나요?

답: 북한으로 물자가 들어가는 길목인 단동세관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식품류, 공산품 보따리를 들고 수속을 받는 북한 주민들의 행렬이 많지만요,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단둥세관 출국장은 출국인원과 생필품, 공산품 물자가 지난해 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단동 현지 무역업자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 번호판을 달고 북한으로 들어가는 화물트럭도 출국 수속을 받는 차량이 지난해 초보다 많이 줄어들었다고 현지 무역업자들은 전했습니다.

문: 올해부터 바뀐 중국과 북한의 무역정책도 북-중 두 나라 간 교역 물량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요? 수출 단가가 많이 올랐다지요.

답: 네, 중국에서 물가가 크게 올라 북-중간 교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월부터 중국과 북한의 무역정책이 바뀐 것도 북-중간 교역에 타격을 주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1월부터 쌀과 밀가루, 옥수수, 보리 등 식량수출에 대해 올 한해 동안 수출허가제를 시행하면서, 곡물에 대해 최고 25%의 수출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동안 식량수출을 장려하기 위해 수출업자에게 되돌려 주던 수출 부가가치세 13% 환급조치를 폐지했습니다.

북한도 1월부터 쌀과 옥수수, 밀가루 등 중국산 수입식량에 대해 국제인증 품질검사를 의무화하면서 통관검사 조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9월부터 45세 이하 부녀자에 대해 장사를 금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것도 보따리 무역상이 줄어든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처럼, 두 나라 무역제도가 바뀌면서 수출관세가 추가 부과되면서, 중국내 각종 물품의 물가가 오르면서, 예컨대 북한에 들어가는 식량의 경우 옥수수 1톤당 수출원가가 250위안 가량 오르는 등 수출 원가가 품목에 따라 지난해 보다 많게는 50%까지 올랐다고 단동 현지 무역업자들은 전했습니다.

문: 방금 전한 대로, 중국에서는 최근 ‘물가대란’이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는데요, 물가가 얼마나 올랐나요?

답: 중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8월 6.5%로 크게 오른 뒤, 6개월 연속 6%대를 넘어섰는데요, 1월에 36개 대도시에서 돼지고기를 포함한 육류와, 야채, 곡물 등 식료품 소매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주어 40~50%까지 올라서 중국 정부가 민심 불안을 걱정할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1월에 쇠고기와 콩기름 값은 전달보다 각각 9% 이상 뛰었고, 채소류와 돼지고기 값도 5% 가량 올라 물가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

이에 따라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7.1% 올랐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은 발표했는데요, 물가지수 상승률이 7%를 넘은 것은 11년 만에 처음입니다.

올해 들어 물가가 크게 오른 원인은, 곡물가격이 크게 올라서 식품가격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나 올랐기 때문인데요, 중국 서민들이 자주 먹는 돼지고기 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주어 무려 59%가 올랐습니다.

문: 더구나, 올해 1~2월에 중국에 50년만에 몰아 닥친 폭설이 물가 인상을 더욱 부추길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요, 현지 상황은 어떤가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1월부터 중국 중남부지역에서 반 세기 동안 유례 없는 폭설이 내리면서,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요, 폭설로 물자수송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각종 생필품과 공급물품의 양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폭설 피해가 물가에 반영되는 3월에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8%를 넘어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는데요,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전반기에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겠지만, 후반기에는 정부의 거시 경제 정책 조정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물가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을 누르면서까지 물가 안정에 주력할 것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당분간 중국 물가는 불안한 모습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문: 가전을 포함한 전자제품도 중국을 통해 북한에 많이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전자제품 가격도 올랐나요?

답: 세계 철광업체의 원자재 공급 가격 인상은 철강 수요가 많은 중국에 전자제품 가격 인상이라는 악재를 가져다 줬는데요, 북한으로도 들어가고 있는 중국의 대표 백색가전 생산업체 하이얼의 경우, 중국 업체로는 처음으로 식기세척기와 냉장고의 가격을 각각 5~10% 인상했고, 지멘스도 모든 가전제품의 가격을 3~5% 올렸습니다. 다른 백색가전제품 업체들도 하이얼의 가격 인상폭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속속 가격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정보센터 등 주요 기관들은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6.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국제 고유가로 석유제품 가격이 인상 압력을 받고 있고, 또 여기에 석탄과 전력 가격도 상승하면서 중국의 물가불안을 더욱 부채질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문: 중국 화폐 ‘위안화’의 미국 달러화 대비 절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소식인데, 위안화 절상이 북-중 간 교역에도 영향을 끼칠지 궁금한데요..

답: 네, 미국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절상에 가속도가 붙었는데요, 중국 위안화 환율은 지난 2005년 7월 21일 환율개혁 이래 지금까지 14.13% 절상됐습니다.

오늘 (3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고시한 미국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환율은 7.1058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고, 7.1위안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의 위안화 강세는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과 금리인하 전망 등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 반면 중국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다음달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달러화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특히,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중국에 진출한 북한과 한국을 포함한 외국인과 외국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요, 당장 중국에서 원자재 구매비중이 높은 북한인과 북한기업들은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 위안화로 중국에서 원자재를 구매하고 있는 북한인과 기업들은 이전보다 결재자금이 더 들어가고 있습니다.

원료 구매와 수출 대금을 모두 미국 달러화로 결제하고 있는 북한인과 기업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따라서 중국내 판매대금을 위안화로 바꾸고 보유자금에서 위안화 비중을 늘리는 등의 대책이 북한 기업들에서 모색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온기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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