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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미 종교단체 후원 NGO, 6자회담 이후 대북 지원사업에서 중대 역할 가능성’


미국 내 종교단체의 후원 아래 북한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비정부기구 NGO들은 축적된 경험과 북한 당국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 대북 지원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의 한 전문가가 주장해 주목됩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에서 인도적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미국 종교단체 후원의 비정부 민간기구, NGO 들과 북한 정부와의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 보고서가 최근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 아시아재단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선임 연구원은 지난 달 발표한 ‘북한에서 활동 중인 미국 종교 NGO들: 그 역설적인 관계’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많은 국제 구호단체들이 활동을 포기하고 북한을 떠난 상황에서도 미국 종교단체 후원 NGO들은 북한과 개발, 교환 프로그램을 계속해 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종교단체 후원 NGO들이 북한에서 인도적 지원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는 것은 아주 ‘역설적(paradoxical)’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은 종교의 자유가 거의 없는 나라로 알려졌으며, 미국 국무부도 연례 종교자유 보고서에서 종교에 대한 북한 내부의 제약에 대해 아주 비판적이라고 지적하고, 하지만 북한이 원조를 의지하고 있는 미국 단체들은 모두 종교적 배경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인도적 대북 지원은 지난 1990년대 중반 북한에 대기근이 발생한 직후 시작됐습니다. 당시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으로 희생자 수가 2, 3백만 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전해지자 국제사회는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 WFP과 여러 다른 국제 NGO들에 대한 기부를 통해 북한에 인도적 도움의 손길을 뻗쳤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북한주민들과 서방세계의 접촉으로 야기될 수 있는 정치적 불안을 우려해 국제 구호단체들의 활동에 많은 제약을 가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북한은 구호요원들의 현장 방문시 일주일 전에 통보할 것, 한국 말을 구사할 수 없는 분배감시 요원을 파견할 것, 그리고 주민들의 영양실태에 대한 자체조사 금지 등을 요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구호품을 배급제를 통해 분배함으로써 인도적 지원이 의도와는 달리 북한 군부에 제공되고 있다는 의혹을 샀습니다.

이 때문에WFP를 비롯해 국경없는 의사회(WSF), 세계의사회, 영국의 구호기관 옥스팜 국제본부(Oxfam International), 프랑스 기아추방행동 (ACF), 스위스의 캠퍼스 포 크라이스트(CFC)와 아가페 인터내셔널(Agape International), 아일랜드의 컨선 (Concern), 이탈리아의 세스비(CESVI) 등 많은 국제 구호단체들이 활동을 중단하고 북한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미국 종교단체 후원 NGO들은 북한 내 활동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그 예로1980년 대 후반부터 북한과 정규적인 접촉을 갖고 있는 미국의 퀘이커 교도가 창설한 단체, ‘미국친우봉사회’와 북한 내 결핵 보건소와 병원 설립 사업에 앞장서고 있는 ‘유진벨 재단’과 ‘조선의 기독교 친구들’ 그리고 1997년부터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해온 ‘글로벌 리소스 서비스’를 소개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이들 단체들이 북한에서 계속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들이 정부가 아닌 사설 기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미국의 대형 인도적 지원 단체들이 국제개발처, USAID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이들은 미국 정부의 재정 지원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대적성국 교역법 적용 등 대북 경제제재가 가해지면서 대북 지원 활동을 하는 NGO들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금과 종류 등이 제한됐지만, 이들 종교단체 후원 NGO들은 그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또 이들은 북한 측과의 정규적인 접촉을 유지하고, 개인적인 친분을 정치적 우려 사안 보다 우위에 놓으며, 정치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분야에 집중하고, 북한 측의 특정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함으로써 대북 지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단순한 지원 활동을 넘어 북한 측과의 공동협력과 연례적인 북한 방문을 필요로 하는 개발 프로그램으로 활동을 발전시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고서는 북한과의 오랜 정기적 접촉으로 경험과 신뢰를 축적해온 이들 미국 종교단체 후원 NGO들이 북 핵 문제 진전과 함께 예상되는 대북 지원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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