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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근무 기피 美 외교관 48% '부시 외교정책 불만'


미국의 현직 외교관들 상당수가 조지 부시 행정부의 대 이라크 정책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외교관들은 또 미국 국무부의 해외업무 지원 정도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업무수행에 대해서도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에 대해 비과학적인 조사라며 반박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외교관협회, AFSA는 지난 8일 미국의 상당수 현직 외교관들이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대 이라크 외교정책에 대해 불만족스러워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FSA는 현직 외교관 4천2백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라크 주재 근무를 기피한다는 응답자의 48%가 그 이유로 부시 행정부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AFSA는 이번 여론조사에서 상당수 외교관들이 이라크 재건팀에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이라크주재 미국대사관을 확대하는 등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 접근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불만을 나타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또 실용적, 정책적인 이유로 이라크 내 미국 정부의 임무를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고 AFSA는 밝혔습니다.

복수 응답을 허용했던 이번 조사에서는 이밖에 이라크 근무 기피의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 64%, '신변안전에 대한 우려' 61%, '임무수행 장애' 42%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라크 근무를 희망하는 외교관의 경우, 그 이유로 '초과 수당과 혜택'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68%로 가장 많았습니다.

또 이라크 등 전쟁지역 근무에 있어 희망자가 부족하다면 강제 발령 조치를 취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8%가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이라크 근무 희망자가 부족하자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관에 근무할 직원들을 임의로 선발해 강제 발령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해고를 비롯한 중징계 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혀 외교관들의 반발을 산 바 있습니다.

AFSA는 외교관으로 일한 최근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남은 공직기간 같은 직무를 수행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초임 외교관들을 중심으로 44%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며, 국무부의 외교 업무가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을지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국무부 고위 관리들의 외교업무 지원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부족'이란 응답이 28%, '매우 부족'이라는 응답이 16%로, 조사 대상자의 44%가 라이스 장관에 대해 불만족스럽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라이스 장관의 국무부 예산 확보나 인력 지원 정도에 대해서도 '부족'이란 응답이 31%, '매우 부족'이 18%로, '잘 하고 있다'는 응답 14%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같은 AFSA측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비과학적이며 자의적인 조사라고 반박했습니다.

션 맥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부시 행정부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라크 근무를 기피하는 외교관들이 상당수에 달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외교관들이 부임을 할 때는 미국 정부의 정책에 동의한다고 서명을 하며 이에 대해 문제가 있는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자신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또 국무부가 외교업무만 담당하는 것은 아니며, 국무부 예산은 라이스 장관의 노력으로 2005 회계년도에 82억 달러에서, 2006년 89억2천만 달러, 지난해 89억 9천만 달러로 해마다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미국 정부의 예산 상황이 매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다른 부처와 달리 국무부 예산은 늘었으며, 이는 라이스 장관이 국무부 업무수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해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그저 돈만 달라고 한 게 아니라 예산이 효율적으로 쓰이는지, 국민들이 낸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확인하는 훌륭한 수호자로서의 역할도 확실히 하려 했다고, 맥코맥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또 라이스 장관은 국무부의 재정비를 추진하면서, 미국 외교정책의 실리와 국가안보를 위한 임무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라이스 장관이 국무부와 부시 대통령, 백악관과의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국무부가 미국 외교정책의 구축과 집행에 있어 핵심이 됐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국무부 산하 공무원들은 미국 외교정책의 집행이 국무부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데 대해 자랑스러워 할 수 있으며, 자랑스러워 해야 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서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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