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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당선자 ‘한미동맹 복원’


한국의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어제와 오늘 미국, 일본 정상들과 잇따라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 일본과의 관계 복원에 적극 나설 뜻을 밝혔습니다. 이 당선자는 아직 정식으로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이지만 벌써부터 진보성향의 현 노무현 정권과는 다른 외교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존 한 미 일 3국 관계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VOA 김환용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어제 밤 9시 46분 이당선자의 개인 사무실인 서울 견지동 안국포럼에서 미국의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당선 축하 전화를 받았습니다. 7분 간 계속된 통화에서 이 당선자는 한미 동맹관계 복원과 북 핵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입니다.

“한미관계를 공고히 해서 상호 협력해 북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진력을 다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당선 축하 인사를 한 뒤 “미국은 한미관계를 우선적으로 중요시한다”며 “미국은 한국과 같이 핵의 위협을 받지 않는 한반도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저는 이 당선자와 같이 북한의 의도와 프로그램에 대해 굳건한 자세를 보이는 동시에 북한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이 당선자와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장차 평화와 번영을 달성하기 위해 공조하고 싶다”고 희망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당선자는 “저도 한미 간 전통적 관계를 존중하고 있으며 새 정부에서는 양국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게 저의 뜻”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이 당선자는 취임 이후 하고 싶은 두 가지 일로 한국 경제를 살리는 것과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시키는 것을 꼽으면서 “한미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상호 협력해 북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거듭 적극적인 공조 의지를 밝혔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전화를 통해 이 당선자에게 취임 이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해 줄 것을 제안했고 이 당선자도 이를 즉각 수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 당선자 측은 한미동맹 복원과 비준 동의를 앞둔 한미 자유무역협정 즉 FTA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미 백악관 측과 입장조율에 들어가는 한편 정상회담 실무준비에도 착수했습니다.

한국이 10년만에 진보에서 보수정권으로 바뀐 탓에 시급한 국제현안에 대한 한미 양국 간 사전조율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백악관이 내년 1월 초 국무부, 국방부, 상무부 등 외교. 무역 분야 주요 부처의 중간 간부급 실무 대표들로 구성된 공식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당선자 측도 대통령 인수위원회팀을 발족하는대로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쯤 특사단을 미국에 보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측의 이런 긴밀하고도 신속한 공조 움직임은 북한 핵 프로그램 폐기와 핵 신고 약속을 조속히 이행케 하고 한미 FTA에 발목을 잡고 있는 민주당 주도의 미국 의회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유력합니다.

이 당선자는 오늘 오전엔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한 미 일 3자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당선자는 “6자 회담을 통한 일본의 북 핵 폐기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어떻게 하든 한반도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후쿠다 총리는 “양국의 최대 과제인 북한 문제에 있어 협력해 나가자”며 “6자회담 공동성명의 완전한 실시를 위해 한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려 한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당선자는 “일본과 강력히 협력해 나가겠다”면서 “한 미 일 3자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후쿠다 총리는 이 당선자에게 조속한 시일 내 일본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 당선자는 이에 대한 수락 의사를 밝히면서 형식적인 만남보다 일이 있을 때마다 만나자는 이른바 ‘셔틀외교’도 함께 제안했습니다.

이 당선자는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도 7분간 통화를 갖고 북 핵 문제에 대해 유엔이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평화유지군 즉 PKO 진출에 한국도 적극적으로 임할 뜻을 밝혔습니다.

한편 백악관은 내년 2월 25일 이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식 자리에 아버지 부시 대통령을 파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당시 콜린 파월 당시 국무장관이 열명 안팎의 미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던 점에 비춰 이 당선자에 대한 각별한 배려로 여겨집니다. 다소 소원한 관계로 평가 받았던 한국의 현 정부와 미국과의 관계가 보수 실용노선인 이 당선자의 등장으로 벌써부터 공조관계 구축에 탄력을 받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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