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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하원, 세계 3번째로 위안부 결의안 통과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의 종군위안부 동원을 규탄하고 희생자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지난 달 28일 캐나다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도덕적 책임을 촉구하는 이같은 내용의 결의안은 지난 7월 미국과 지난 달 20일 네덜란드에 이어 이번에 캐나다 하원에서 세계 3번째로 채택된 것입니다. 유미정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과 네덜란드에 이어 캐나다 연방 하원이 지난 달 28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결의안은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20만 명 이상의 아시아 여성들을 성노예로 강제동원했던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희생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배상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 일본의 현재와 미래 세대들에게 일본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교육하고, 일본 교과서에서 삭제된 성노예 동원 관련 부분을 복원해 명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결의안을 주도한 캐나다 의회의 올리비아 차우 신민당 의원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결의안 통과를 아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차우 의원은 캐나다 정부도 한 목소리를 낼 도덕적 의무가 있음을 일깨워주기 위해 한국과 필리핀, 중국, 인도네시아 등 먼 곳에서 와서 증언한 위안부 출신 여성들에게 무엇인가 할 수 있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차우 의원은 또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의 군국주의를 부인하지 않는다면 역사는 되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캐나다 연방 하원 특별위원회는 결의안이 통과되기에 앞서 지난달 27일 청문회를 열고 84살의 한국의 장점돌 할머니를 비롯해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의 위안부 피해여성 4명의 증언을 청취했습니다.

이들을 초청해 의회 증언과 토론토대학에서의 공개토론회를 추진했던 캐나다의 민간단체 ‘알파 캐나다’의 태클라 릿 공동의장은 이들의 증언은 전쟁이란 이름 아래 인권을 유린당한 모든 여성들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릿 의장은 캐나다 집권 보수당과 자유당, 신민당, 퀘벡블럭당 등 여야 4당 의원들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 증언은 당시 폐쇄회로 TV를 통해 의사당 곳곳에 방영됐는데, 일부 남자 의원들은 증언을 듣고 눈물을 흘렸을 정도로 감동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릿 의장은 위안부 결의안 채택에 이르기까지는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월 8일 국제여성의 날을 맞아 초우 의원이 상정한 이 결의안은 그 다음 달인 4월 외교,국제개발위원회 인권소위에서 채택돼 상임위로 올려졌지만, 상임위는 결의안의 정보와 내용을 보완하라며 이를 다시 소위로 돌려 보냈습니다.

이후 ‘알파’는 캐나다 의원들을 상대로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릿 의장은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호소하는 국민 서명운동을 벌여 6 주만에 5만여 명의 서명을 확보하는 큰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습니다. 릿 의장은 캐나다에서 한 가지 현안에 대해 이처럼 큰 대중의 지지를 얻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캐나다 하원은 의원 3백4명 만장일치로 지난 28일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한편 미국과 네덜란드, 캐나다에 이어 유럽연합 (EU)과 필리핀에서도 위안부 결의안 추진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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