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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방북기간 중 북한 군부인사 만날 것'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오는 3일로 예정된 북한 방문 중 북한 군부 인사들을 만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사 여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의 명목상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내년 초에 서울을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북한을 방문하는 동안 북한의 군부 인사들을 만나겠다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지난 달 29일 서울에서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난 직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6자회담에 유용하다고 생각한다면 방북기간 중 군부 인사를 만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김 부상 생각에 자신이 만났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을 다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힐 차관보가 이번 방북기간 중에 북한 군부 인사들과 만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성사 여부가 일정을 마련할 김 부상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지만, 전문가들은 북한 최고위층의 결정과 군부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10월에 방북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은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 부위원장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군부 인사들을 만나겠다는 힐 차관보의 발언은 군부 인사들을 포함한 북한의 강경파 실세들을 직접 설득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 핵 시설 불능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힐 차관보가 그같은 말을 한 것은 핵 프로그램 신고와 핵 폐기를 앞두고 사전 정지작업을 벌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한 30일 이재정 한국 통일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 빨라지고 있는 남북교류의 속도조절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남북대화는 6자회담과 조율돼 진행돼야 한다면서, 우선 비핵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비핵화가 완료되면 남북 경제협력의 속도를 정말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천영우 본부장은 3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가 사실상 핵 프로그램 신고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밝혔습니다.

" 앞으로 북 핵 신고가 핵심과제가 될 듯 합니다. 핵 프로그램 신고가 중요한 것은 북이 자신의 비핵화 의지가 얼마나 확고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것이지를 만천하에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천 본부장은 비공식 6자 수석대표 회담 개최 날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다음 주 중 결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회담 당사국들 모두가 동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서울을 방문 중인 가운데, 한국 정부가 내년 1월이나 2월께 북한의 명목상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방문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물론 대통령 당선자와도 면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이에 대해, 현재까지는 김 위원장의 방문에 대해 특별한 논의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얘기할 시간과 계기는 있다고 본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습니다.

김양건 부장은 한국 방문 이틀째인 30일 대우조선소와 부산세관 등을 방문한 후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김 부장은 비공개로 진행된 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6.15 공동선언으로부터 시작된 평화번영의 흐름이 절대로 멈춰서는 안된다는 북한 측의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 대통령은 비핵화 부분에서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점과 북-미 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천호선: " 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접근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이런 노력은 남북정상선언의 차질없는 이행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부장은 이번 방문 중 인천과 부산을 방문한 것이 좋은 경험이 됐다며, 개성공단 확대와 더불어 해주특구가 개발되면 획기적인 발전이 올 것이며 조선업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양건 부장이 노 대통령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서나 구두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지만, 청와대는 노 대통령에 대한 안부 인사 외에 다른 것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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