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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총리회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


서울의 김은지 기자를 연결해 총리회담 이틀째를 맞은 북한 대표단의 움직임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1: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영일 총리가 오늘 오후에 국립중앙박물관을 참관하면서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회담 이틀째인 오늘, 남북 양측은 오후에는 한덕수 총리가 동행한 가운데 2시30분부터 4시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을 참관했습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역사유적에 대한 발굴과 보존에 대한 상호협력을 강화하자는 의미에서 박물관을 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영일 내각총리는 박물관에 나란히 입장해, 박물관 직원들의 박수에 손을 흔들어 화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박물관을 둘러봤습니다.

김 내각총리는 특히 사신도, 금귀걸이 등 고구려 유물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김홍남 국립중앙박물관장이 "평양에 있는 고분벽화를 보고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디지털 카메라를 설치해 남측 사람들이 동시에 볼 수 있게 관광 자원화하자"고 제안하자, 김 총리는 "좋은 의견"이라고 화답했습니다.

고구려 시대 귀걸이를 보고선 "사진을 보면 고구려 사람들 귀가 늘어나 있는데 100g짜리 귀걸이를 하고 다녀서 귀가 커진게 아닌가"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김 내각총리는 또, 두 손이 잘린 고려시대 철불을 보고 "이렇게 다 훼손돼서 어떡하냐"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참관이 끝난 뒤 김 내각총리는 '민족의 유산'이라고 쓰여진 방명록에 서명한 후, 박물관 측이 선물한 종합 도록과 모형금잔을 받고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질문2: 이번 회담은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남북한의 두 총리가 오늘 오전에도 산책회담을 통해 우의를 다졌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회담 이틀째인 오늘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와 북한의 김영일 내각총리는 숙소인 광장동 워커힐 호텔 경내를 30여분간 산책하며 환담을 나눴습니다.

두 총리의 대화내용은 양측이 공개하지 않고 있어 확인되지 않았지만, 두 총리 모두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정상 선언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한,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어, 이에 대해 폭넓은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질문3: 김은지 기자, 어제 만찬 때부터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알려졌는데요. 어제 만찬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답: 네 그렇습니다. 12년 만에 다시 만난 남북 총리들은 시종일관 여유있고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어제 만찬에 참석한 한 정부 관계자는 “분위기가 너무 좋아 주는 술을 마다할 수 없었다”며 화기애애했던 만찬장 분위기를 전달했습니다.

어제 열린 환영만찬에서 북측의 김영일 내각총리가 "경제협력과 평화정착은 같은 것"이라고 강조하자 한덕수 국무 총리는 제일 먼저 박수를 치며 동감을 표시했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한 총리는 "남북경협, 남북평화" 구호를 외치면서 건배를 제의했고, 두 총리는 만찬이 끝난 뒤 서로 포옹을 나눌 정도로 의기투합하는 광경을 연출했습니다.

한덕수 총리와 김영일 내각 총리의 만찬사를 들어보시겠습니다.

한덕수 남측 국무총리: “이제 남북 관계를 한 단계 전진시켜 나갑시다. 좀 더 속도를 내서 한민족 공동 번영의 시대를 앞당겨 나갑시다.

김영일 북한 내각 총리: 전국민이 전인민이, 우리 온 겨레가 바라는 결실을 잘 맺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질문4: 이번 회담은 경제 분야에 관한 협의가 주를 이루고 있지 않습니까. 실제로 이번 북측 대표단은 대부분 경제 전문가와 협상 전문가들로 구성됐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북측 대표단 43명은 대부분 조선, 해운, 철도 관련 경제 전문가와 대남 협상 전문가들로 꾸려졌습니다.

우선 김영일 내각총리는 13년간 육해운상 즉, 교통담당 장관으로 일하면서 2005년 남포항 부두와 배수리 공장을 완공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김 총리는 지난 달 26일부터 이달 7일까지 베트남 등 동남아 4개국을 순방하며 경제 외교에 나서서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밖에도 2002년부터 3년간 남북 해운회담 북측대표로 참석한 차선모 육해운성 참모장과 철도도로와 관련된 베테랑으로 알려진 박정성 철도성 국장도 이번 회담에 참석했습니다.

대남 분야 실세로 꼽히는 최승철 통일전선부 제1부 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으로, 정상회담 당시 합의문 조율작업을 총괄했었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대남 업무를 시작한 최 부부장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직후 적십자 회담 북측 수석대표로 활동했으며 최근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을 공항에서 영접해서 일정을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경제전문가와 협상 전문가들이 대표단에 대거 포진한 것은 북측이 이번 회담을 매우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서울대 김병연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병연 서울대 교수: “현재 북한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북한 경제 회생이므로 정치적인 회담이 아니라 한다면 경제분야 전문가로 구성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것이 북한이 의도가 아니겠느냐…지난 번에 상호 합의대로 그런 범위내에서 합의를 유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조선조라던지 개성공단 확충 문제라던지 구체적인 부분에서 가닥을 잡아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에 앞서 베트남 등 동남아국가를 순방하며 북한 경제 챙기기에 나선 김영일 총리는, 어제와 오늘 회의에서 철도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과 조선협력단지에 가능한 많은 투자를 받으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 총리는 도착성명에서도 “아무리 훌륭한 합의도 실천되지 않으면 빈 종잇장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실사구시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질문5: 내일 일정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남북 대표단은 총리회담 마지막날 인 내일 오전까지 공식 비공식 접촉을 통해 이견을 좁힌 뒤 합의문을 작성, 발표할 계획입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환송오찬을 가질 예정입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총리회담에 참여한 남북 대표단 지원 인원의 노고를 치하하고 남북 합의사안 이행을 당부하기위해 오찬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북측대표단은 내일 오후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북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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