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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경제 고도 성장의 배경과 전망 


베트남이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게 된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이연철 기자, 베트남 경제가 올해로 3년째 8% 대의 고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죠?

이 = 네, 베트남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베트남의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은 8.2%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해 같은 기간의 7.8% 보다 0.4%포인트 상승한 것입니다. 현재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베트남 정부의 올해 GDP 목표인 8.5%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성장을 주도하는 분야는 산업과 건설 부문으로 지난 해에 비해 10% 이상 성장했고, 전체 GDP 증가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2%에 이르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지난 해 1인당 국민소득은 7백 달러를 돌파했고 2010년에는 1천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외국인과 민간 부문의 투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 3/4분기 동안 외국인과 민간이 투자한 총액이 정부 투자를 넘어섰습니다. 특히, 외국인 직접투자의 경우, 지난 2003년 14억 달러에서 2005년에는 38억 달러, 지난 해 75억 달러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올해도 지난 8월 말 현재 벌써 71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엠씨= 베트남을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베트남의 거리에는 활기가 넘치고 시내 곳곳은 개발공사가 한창이라면서, 베트남 경제의 성장세가 무섭다는 말까지 하고 있습니다. 지난 1980년을 전후해 최악의 상태에 직면했던 베트남 경제가 채 30년도 안되는 사이에 이처럼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가요?

이= 네, 1986년에 이른바 '도이모이'로 불리는 개혁 개방 정책을 추진한 것을 시작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1950년대 후반에 계획경제를 도입했던 베트남은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경제 전반에 걸친 생산량 저하와 높은 인플레이션, 무역수지 악화, 대규모 식량부족 사태 등으로 경제가 최악의 상태에 직면하게 됐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새롭게 변화한다'는 뜻의 '도이모이' 정책이었습니다. 베트남은 개혁과 개방을 내세운 도이모이를 통해 중앙 계획경제체제를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했고, 그 이후 베트남 경제에 엄청난 변화가 닥쳤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식량자급이 이뤄졌고, 1990년대에는 해외자본 유치를 통해 연평균 10%에 달하는 경제성장을 이루며 경공업 분야의 제조업 기반을 마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장경제가 뿌리를 내리게 됐고, 1990년대 말의 동남아시아 외환위기는 해외자본 유치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며 베트남의 경제 개방 일정을 앞당기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베트남은 1996년에 유럽연합과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2001년에는 미국과의 무역협정이 발효됨으로써 20년 이상 지속된 국제사회의 경제봉쇄에서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특히 지난 해에는 세계무역기구 WTO에 정식으로 가입함으로써 경제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는 확고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엠씨 = 베트남은 미국과의 양자 무역협정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을 받게 됐나요?

이= 네, 베트남은 2000년에 체결되고 20001년에 발효된 양자 간 무역협정에 따라 ' 정상교역관계'의 지위를 부여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상품에 대한 미국의 수입관세가 평균 40% 내외에서 3%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또한 베트남 기업이 미국 내에 수입과 유통업을 위한 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돼 대미 수출에 유리한 여건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2002년부터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이제 미국은 베트남의 최대 수출시장이 됐습니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미국과의 무역 확대를 위해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잡게 됐습니다.

또한 미국과 양자 무역협정을 맺은 베트남을 통해 미국 시장에 우회 진출하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베트남과 양자협상에 나서는 등 베트남의 대외 무역관계가 크게 개선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엠씨 = 미국과의 무역협정에 이은 세계무역기구 가입은 그렇지 않아도 탄력을 받고 있는 베트남 경제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네, 베트남은 세계무역기구 가입을 계기로 베트남 기업과 외국 기업 간의 차별을 없앨 것을 보장한 만큼 외국 자본의 베트남 투자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가 그동안 외국인에게 금지됐던 유통과 무역업을 개방하고 외국인 투자에 대해 국제기준을 적용하기로 함으로써 그동안 제조업 중심으로 이뤄졌던 외국인 투자가 서비스업으로도 확대될 전망입니다.

또한 베트남 경제의 주력 산업인 섬유와 봉제 수출에 대한 선진국 쿼터도 폐지돼 베트남 수출이 증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엠씨 =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내년에도 고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죠?

이= 네,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내년은 물론 향후 10여년 동안 8% 안팎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먼저, 세계무역기구 가입으로 베트남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외국인 투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는 베트남 국내 내수시장의 급성장이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의 63% 이상인 5천3백만 명이 30살 이하의 젊은이들로서, 이들은 앞으로 30년 동안 가장 왕성한 소비 주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1인당 국민소득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소비 여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수시장 확대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양질의 노동력을 들 수 있습니다. 베트남의 문맹률은 2% 미만으로 인적 자원의 질이 우수한 반면에 임금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이 외국인 투자 유치에 매력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밖에 세계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이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점도 지속적인 고도성장을 전망하는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엠씨 = 지금까지 이연철 기자와 함께 베트남 경제성장의 배경과 전망 등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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