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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워싱톤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 명소의 하나 국제 스파이 박물관


안녕하세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미국 워싱톤에 있는 국제 스파이 박물관이란 어떤 곳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새 영화 ‘엘리자베스: 황금시대 (Elizabeth: The Golden Age)’의 내용을 살펴보고, 주연 배우와 감독의 얘기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시간안내 시간에는 ‘피넛츠’로 유명한 만화가 찰스 슐츠 씨의 생애에 관한 ‘슐츠와 피넛츠 (Shultz and Peanuts)’를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지난 한 주 동안의 문화계 소식 간추려 드립니다.

- 올해 노벨 문학상은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 (Dorris Lessing)에게 돌아갔습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레싱이 ‘황금 노트북’ 등의 작품을 통해 분열된 문명을 비판적으로 다루고 페미니스트 작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불어넣어 줬다며 수상이유를 밝혔습니다.

- 미국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의 내년 북한 공연이 실현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평양을 예비방문한 자린 메타 뉴욕 필하모닉 단장은 “북한방문이 아주 좋았다”며 “북한에서 공연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 유명 화가 클러드 모네 그림을 훼손한 혐의로 다섯명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모두 10대인 이들은 지난 7일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이 미술관에 전시된 모네의 그림 ‘아르장퇴유의 다리’를 10 센티미터 가량 찢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것으로 보이는 벽화가 발견됐다고 프랑스 고고학자들이 밝혔습니다. 붉은 색과 검은 색, 흰 색 사각형이 그려져 있는 이 벽화는 시리아 북부에서 발견됐으며, 약 1만1천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중동 국가 쿠웨이트와 바레인은 미국 영화 ‘왕국 (The Kingdom)’의 상영을 금지시켰습니다. 쿠웨이트 문화부는 1996년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에 관한 이 영화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국내 상영을 금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문화계 단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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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 모양의 총, 계산기처럼 생긴 암호 해독기, 독침을 발사하는 우산… 첩보 영화에나 나올 법한 기발한 물건들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워싱톤 디씨에 있는 국제 스파이 박물관인데요. 남북전쟁 당시에 교신을 위해 사용됐던 담배 라이터에서부터 나치 독일의 암호기, 구두 뒷축에 숨겨져있는 도청용 전파송신기까지 첩보활동에 사용됐던 다양한 물건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지만 안에는 놀랄 만한 장치들이 숨겨져 있는 겁니다.

워싱톤의 국제 스파이 박물관은 지난 2002년 7월에 문을 열었는데요. 그동안 3백5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워싱톤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 명소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35년 동안 미 중앙정보국 (CIA) 요원으로 활동했던 피터 어니스트 씨가 박물관 관장을 맡고 있는데요. 어니스트 관장은 첩보활동을 주제로 한 박물관은 워싱톤의 ‘국제 스파이 박물관’ 이 유일하다고 말합니다. 어니스트 관장은 예상보다 훨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비밀을 알아내고 싶어하기 마련이라며, 그런 점에서 스파이 박물관이 인기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어니스트 관장은 비밀에 관한 박물관이니 만큼 얘깃거리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스파이 박물관은 어떤 사람들이 첩보원으로 활동했고, 또 어떤 일을 했으며, 그 일을 위해 뭘 희생했고, 또 뭘 얻었는지 사람들에게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첩보원들이 한 일이 그만큼 과연 가치가 있는 일이었는지 사람들이 생각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스파이 박물관에 들어가면 먼저 3층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조그만 영상실에서 박물관 소개 영화를 보게 되구요. 그 다음 ‘스파이 학교’란 전시실을 둘러보게 됩니다. 이 곳은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있는 곳인데요. 관람객들은 자신이 스파이로서 얼마나 자질이 있는 지 알아볼 수 있구요. 또 스파이 맞추기 게임도 즐길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여간첩 마타하리 등 역사 속 유명 스파이들에 관해 배울 수 있는 ‘역사 속의 비밀 역사’ 전시실, 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각국의 암호해독 경쟁을 소개하는 ‘우리 속의 스파이’ 전시실에서는 암호해독 기계를 직접 조작해볼 수도 있습니다.

스파이 박물관 소속 역사학자인 토마스 보가트 씨는 방문객들은 박물관을 걸어가면서 여러가지 정보의 조각을 끼워맞출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파이 박물관에는 방문객들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첩보작전’이란 전시실이 있는데요. 이 곳에서는 관람객들이 도난당한 핵무기를 찾아내는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워싱톤의 국제 스파이 박물관에 전시된 물건들은 과거에는 1급 기밀에 속하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현재 비밀로 취급되는 물건들은 이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데요. 하지만 박물관측은 가능한한 최신 물건들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상대국의 기밀을 캐내는 첩보활동, 이같은 첩보활동은 지금 이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국제 스파이 박물관 측은 세계에서 첩보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은 바로 이 곳, 워싱톤 디씨라고 말합니다. 세계 최강국 미국 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한 첩보활동 뿐만이 아니라, 스파이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까지 첩보작전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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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8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로 분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배우 케이트 블랜칫 (Cate Blanchett)이 다시 여왕이 되어 나타났습니다.

영화 ‘엘리자베스: 황금시대’가 최근 전세계 극장에서 개봉됐는데요. 쉐카 카푸르 (Shekhar Kapur)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1998년 영화의 속편 격으로 16세기 중반의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1세는 왕위에 오른 뒤 3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반역과 국제적 음모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스페인의 필리페2세가 대규모 함대를 파견하면서 위기를 맞습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여왕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스페인 왕이건 군대건 조금도 두렵지 않다고 말하는데요. 스페인이 감히 도전해 온다면 태풍을 불러 일으켜서 무찌를 것이라고 말합니다.

주인공 엘리자베스 여왕 역을 맡은 케이트 블랜칫 씨는 영화 속 여왕은 여전히 독신이지만 1998년 영화 ‘엘리자베스’에서 자신이 연기했던 젊은 지도자가 아니라, 훨씬 더 성숙하고 경험도 풍부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세상에 대해 염세적인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블랜칫 씨는 여왕이 혼자 있을 때 어떠했는 지 관심이 갔다고 말했습니다. 밖으로 대중에게 보여지는 여왕과 개인적인 면의 차이가 궁금했다는 겁니다. 블랜칫 씨는 현재 영국의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직접 여왕을 만나서 얘기해 보면 대중에게 연설할 때와는 목소리가 완전히 다르다는 건데요. 블랜칫 씨는 이번 영화는 역동적이고 모험적인 시대 배경과는 달리 내적인 면을 많이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블랜칫 씨의 상대역으로는 클리브 오웬 (Clive Owen) 씨가 출연했는데요. 오웬 씨는 모험가이자 사업가로 엘리자베스 여왕과 사랑을 나누는 월터 랠리 경으로 나옵니다.

오웬 씨는 두 사람이 만나는 순간부터 서로 매력을 느낀다며, 특히 랠리 경은 여왕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랠리 경은 매우 솔직한 사람이란 점에서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요. 궁정에는 여왕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랠리 경은 매우 직선적이란 것입니다. 오웬 씨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그같은 면에 끌린 것 같다고 말합니다.

‘엘리자베스: 황금시대’를 연출한 쉐카 카푸르 감독은 엘리자베스 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신화적인 요소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사적 고증에도 신경을 썼지만 영화 속 얘기가 현대사회에도 연관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카푸르 감독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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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시간입니다.

찰리 브라운과 친구들, 강아지 스누피가 나오는 만화 ‘피넛츠’를 아시는 지요? 1950년대 처음 독자들에게 선보였던 이 만화는 7년전 작가 찰스 슐츠 씨가 숨진

이후에도 여전히 전세계 수많은 신문에 연재되면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찰리 브라운과 친구들이 독자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한 것과는 달리, 작가 슐츠 씨는 평소 우울증에 시달렸던 불행한 사람이었다는 내용의 전기가 나왔습니다. 작가 데이비드 마이클러스 (David Michaelis) 씨가 쓴 찰스 슐츠 시의 전기 ‘슐츠와 피넛츠 (Schultz and Peanuts)’가 16일에 출간됐는데요. 마이클러스 씨는 이 책에서 슐츠 씨가 내성적이고 복합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늘 자신의 재능에 회의를 갖고 있었다고 묘사했습니다.

‘피넛츠’ 만화는 모두 작가 찰스 슐츠 씨의 인생고백이나 다름 없다고 마이클러스 씨는 말하는데요. 예를 들어 빨간 머리 소녀는 슐츠 씨가 젊었을 때 짝사랑했던 실제 여성을 모델로 했다는 것입니다. 또 강아지 스누피의 사랑 얘기는 작가 자신의 불륜을 표현한 거구요. 그밖에도 우유부단한 성격의 찰리 브라운은 작가 자신을 모델로 했고, 으스대기 좋아하는 루시는 작가의 어머니와 첫번째 부인의 성격을 본 딴 것이라고 마이클러스 씨는 말했습니다.

찰스 슐츠 씨의 유족은 이같은 전기 내용에 대해 크게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데요. 작가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은 전혀 보여주지 않은 채 어둡고 부정적인 면만 부각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피너츠’ 작가의 숨겨진 면을 드러내 보여준 통찰력 있는 책이라며 호평하고 있습니다.

‘문화의 향기’, 오늘 시간은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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