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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정상회담 무엇이 다른가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한 첫 날인 2일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7년 전 1차 정상회담 때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이번 제2차 정상회담이 1차 때와 어떻게 다른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 위원장간의 이번 정상회담은 7년 전 1차 정상회담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 열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1차 정상회담이 민족적인 열기 속에서 열렸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차분하다 못해 썰렁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한국 외무장관을 지낸 한승주 고려대 총장도 이번 정상회담 분위기가 1차 정상회담만 못하다고 지적합니다.

두번째 차이점으로는 활력을 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7년 전에는 활기에 찬 장년의 북한 지도자였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맞아 힘찬 악수를 하고 백화원 초대소에서 “김 대통령 덕분에 은둔에서 벗어났다”며 큰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그러나 어제 텔레비전에 등장한 김 위원장은 7년 전의 모습과 크게 달랐습니다. 평양 4.25문화궁전 앞 환영식장에 나타난 김정일 위원장은 시종 무표정하고 지친 모습 이었습니다. 게다가 텔레비전 화면에 등장한 김 위원장은 옆 머리가 하얗게 센 데다 머리가 듬성듬성 빠진 상태였습니다. 배도 과거에 비해 많이 나온 것 같았습니다. 서울의 북한 전문가 이항구 씨는 김 위원장이 7년 전에 비해 노쇠해진데다 웃음을 잃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세번째로 이번 정상회담을 보는 시선이 과거에 비해 냉정해졌습니다. 7년 전 대부분의 남한 시민들은 정상회담에 큰 기대와 관심을 보였습니다. 또 언론들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발언과 움직임을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80%가 넘는 남한 시민들은 햇볕정책을 지지하기도 했습니다. 또 당시 남한의 보수 언론들도 정상회담 결과를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은 과거에 비해 그리 큰 지지와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 소재한 민간연구소인 우드로 윌슨센터의 북한 전문가 이영종 씨는 김정일 위원장이 약속대로 서울을 방문했으면 큰 호응을 받았을텐데 그렇지 못해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언론의 보도 역시 다소 냉정한 편입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2일 “임기말 현상에 시달리는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예측불가능한 북한의 지도자를 만나기 위해 북한으로 들어갔다”면서 “이번 회담은 북한 핵 문제 등 현안과 함께 대통령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냉소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하는 것은 과거처럼 통일 문제보다 남북 경협 같은 실질적인 분야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우드로 윌슨 센터의 북한 전문가 이영종 씨는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 경협 등 실무적인 분야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이 7년만에 열렸지만 그 관심과 열기는 1차 정상회담에 못미치는 분위기 입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한국민들은 남과 북의 두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한반도의 냉전구조를 허물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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