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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대선 구도 발언 논란


한국의 제1 야당인 한나라당의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올말 대통령 선거에서는 친북좌파와 보수우파가 대결할 것”이라고 한 발언을 둘러싸고 한국 정치권이 논란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명박 후보의 발언에 대해 범여권은 말할 것도 없고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보수강경’ 발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김 기자, 대통합민주신당 이해찬 대선 경선 후보가 31일 이명박 후보의 ‘친북좌파와 보수우파 대결’ 발언을 강도높게 비판했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민주신당 이해찬 대선 경선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 따위 발언을 한 번만 더 하면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해찬 경선 후보는 “총리를 지낸 나와 장관을 지낸 사람들이 후보로 나와 있는데 친북좌파라는 발언을 한다면 용공음해 차원이 아니라 인권모독이자 사상모독 행위”라면서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해찬 대선경선 후보는 또 “그 저의도 의심스럽지만 그런 표현이 가져올 파장이 걱정”이라며 “현재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 협상이 순조로워 연내에 북 핵 불능화까지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 후보의 발언으로 북쪽을 자극하고, 호전적인 입장을 자꾸 공표하면 6자회담이 단절될 가능성이 있으며 벌써 그 쪽에서 우려를 많이 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질문) 앞서 범여권에서도 이명박 후보의 ‘친북좌파’ 발언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죠?

답: 네, 범여권은 30일 이명박 대선후보의 발언을 ‘시대착오적 색깔논쟁을 야기하는 편협한 발상’으로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는 이날 “저들은 과거 민주화세력을 좌파·용공·불순분자라고 얘기하면서도 인권·민주화·평화운동 때문에 눈물 흘렸던 적이 없다.”며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의 진보가 후퇴하고 정지된다는 점 때문에 민주신당이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균환 최고위원도 “저런 분이 대통령이 되면 정말로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겠구나 생각했다.”며 “이번 대선은 냉전수구세력 대 평화개혁세력의 결판이다.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리려는 시도를 차단시켜야 한다.”고 맹공을 폈습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남북관계는 갈라져 있다는 현실과 합해야 한다는 미래가 공존해 있는데, 현실의 갈라진 측면만을 갖고 대결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며 “이명박 후보는 자신의 발언이 심사숙고한 결과물인지,실언인지 따져보고 다시 한번 대북인식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질문) 이명박 후보의 ‘친북좌파’ 발언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답: 네, 이명박 대선 후보는 29일 “이번 선거(대선)는 친북좌파 세력과 보수우파 세력이 대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선택이다.”고 밝혔습니다.

이명박 대선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올해 대통령선거의 성격을 이같이 규정했습니다.

이명박 대선후보는 “여권은 민족공조라는 측면에서 남북을 중요시하고,우리는 남북관계도 중시하지만 전통 우호국과의 국제협력도 중시한다.”면서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한반도에서 핵이 없어져야 한다는 철저한 생각을 갖고 있으며,핵이 없어져야 경제협력도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명박 대선후보는 이어 “남북정상회담이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뜻도 포함돼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우리가 걱정하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이명박 대선후보는 측근들에게 “내 말은 과거세력과 미래세력 간의 대결이란 의미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질문) 이명박 후보의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면서요?

답: 네, 한나라당 보수논객인 김용갑 의원은 31일 이명박 대선후보의 이념 성향에 대해 “색깔이 왔다갔다,너무 어지럽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용갑 의원은 이날 “이명박 대선후보의 이념 성향을 좌측으로 줄곧 의심해왔는데 주한 미 대사와의 면담에서 ‘이번 대선은 친북좌파 대 보수우파의 대결’이라고 발언한 것은 이 후보의 정체성에 대해 웃어야 할지, 의심해야 할지 정말 헷갈리게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김용갑 의원은 이어 “그런데 이번 발언(‘친북좌파’ 발언)은 본 의원의 주장보다 더 강하고 이 후보의 지금까지 발언과는 정반대여서 어느 쪽이 진심인지,믿어야 할지 믿지 말아야 할지 정말 고민된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이명박 후보가 ‘친북좌파’ 발언을 한 배경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답: 이명박 대선후보의 이 발언만 놓고 ‘보수강경’이라고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다만, 이명박 대선후보의 발언이 평소 ‘친북 좌파’란 용어를 즐겨 써온 당 지도부와의 호흡을 맞추기 위한 것이었는지, 또는 당내 보수세력을 의식한 것이었는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측근들은 이명박 대선후보가 범여권을 ‘친북좌파’로 지칭한 것은 비공개 면담에서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별 뜻 없이 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이념적 색깔이 들어간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이명박 대선후보는 자신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의 면담 기사 제목을 ‘대선은 친북좌파와 보수우파의 대결’로 일제히 뽑은 것을 보고 다소 당황해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핵심 측근은 “후보는 원래 이념에서 자유로운 사람이고, 이념적 용어를 즐겨 쓰지 않는다.”면서 “미국 대사에게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쉽게 설명하려다 보니 안 쓰던 말까지 쓴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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