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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월드] 미 프로 야구선수 ‘배리 본즈’ 최다홈런 기록 세우고 야유 받는 이유는?


미국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의 배리 본즈가 마침내 미국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홈런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본즈의 대기록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오늘도 이연철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문: 먼저 신기록 작성 순간부터 살펴볼까요?

답: 네, 본즈는 지난 7일 홈구장인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날스와의 경기에서 5회말에 통산 756호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본즈는 5회말 1사 후 타석에서 워싱턴 선발투수 마이크 배식의 7번째 공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는 비거리 138미터 짜리 1점짜리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피츠버그에 입단한 1986년 6월 5일에 첫 홈런을 뽑아낸 지 21년 2개월 3일 만에 행크 아론이 기록한 통산 775 홈런을 뛰어 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로써 메이저리그 새로운 홈런왕 자리에 오른 본즈는 팬들에게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본즈는 이 날이 있기까지 강력한 지지를 보내준 팬들을 살아 있는 한 결코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가족들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본즈는 특히 이제는 고인이 된 메이저리그 출신의 아버지 바비 본즈에게 감사했습니다.

문: 본즈가 홈런을 터뜨린 후 축포가 터지고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 야구장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야구장에서는 야유가 쏟아지는 등 본즈의 대기록 작성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네, 본즈가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 때문입니다. 본즈가 사용한 스테로이드는 선수의 집중력과 파워 증강에 효과가 있고, 눈과 손의 반응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2003년에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신문의 기자들이 쓴 '그림자들의 경기' 라는 책에는 본즈의 스테로이드 사용 의혹이 자세하게 담겨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본즈는 그 해 12월 연방 대배심에서 스테로이드인 줄 모르고 연고를 발랐다고 증언했지만, 본즈의 개인 트레이너인 그렉 앤더슨은 연방 대배심에서 본즈 관련 증언을 거부한 혐의로 현재 교도속에 복역중입니다.

이같은 논란 속에 약물의 힘으로 세운 홈런 기록은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우세한 형편입니다.

스포츠 컬럼니스트인 크리스틴 브레난 씨도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한 명입니다.

브레난 씨는 본즈의 스테로이드 사용에 대해 의혹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의 컬림니스트인 윌리암 로덴 씨는 본즈를 옹호했습니다.

로덴 씨는 메이저리그에는 과거에 스테로이드와 관련한 정책이 없었다면서, 과거로 돌아가 그 당시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을 이유로 누군가를 처벌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본즈의 신기록 작성과 관련해, 기록의 주인공인 행크 아론과 메이저리그의 버드 셀리그 총재가 신기록 현장에 자리를 함께 하지 않은 것이 미국 내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답: 그렇습니다. 그동안 본즈의 신기록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해 왔던 아론은 경기장에 나오지 않고 대신 미리 준비한 동영상을 통해 신기록 달성을 축하했습니다.

아론은 새로운 통산 홈런 선두에 오른 본즈에게 축하를 보내면서, 이같은 기록은 큰 업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본즈는 아론의 그같은 말이 신기록 작성의 의미를 더해 준다고 반겼습니다.

본즈는 전 생애를 통해 아론을 존경해 왔다면서, 어떤 말로도 고마운 마음을 다 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아론은 버드 셀리그 메이저리그 총재의 권유에 따라 축하동영상을 만들었을 뿐 이라고 말해 사실상 원해서 한 일은 아님을 내비쳤습니다.

이밖에 버드 셀리그 총재와 야구광으로 알려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나중에 전화를 통해 축하 인사를 건넸을 뿐입니다.

또한 본즈의 신기록이 작성된 이날 경기 중계방송의 시청율이 1.1%에 불과했던 것도 팬들의 냉냉한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여론조사결과 미국인들의 64%는 여전히 진정한 홈런왕은 아론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본즈의 기록을 인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냥 무시할 수만도 없는 곤혹스런 입장에 빠진 야구계에서는 해결책의 하나로 누가 본즈의 기록을 깨뜨리고 모든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진정한 홈런왕 탄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죠?

답: 그렇습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선수로는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꼽히고 있습니다. 로드리게스는 지난 5일 , 메이저리그 최연소 500 홈런 기록을 세웠습니다.

물론 기록상으로 보면 604개 홈런의 새미 소사나 589개의 켄 그리피 주니어가 더 본즈 기록에 가깝지만 두 사람 모두 마흔을 바라보는 고령이라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반면, 로드리게스는 상대적으로 나이고 어리고 몰아치기에 강한 로드리게스가 본즈의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까지 적어도 7,8년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올해 스물 네 살에 불과하지만 벌써 약 280개의 홈런을 기록한 세인트 루이스 카디널스의 알버트 푸홀스도 강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 주간의 주요 경기 소식과 각종 스포츠 화제들을 전해드리는 스포츠 월드, 오늘 시간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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