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특히 미국에서의 산불은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에 인간의 힘으로 이를 진화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들고 무모한 일인지 모릅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여름철이 되면 수십 차례의 산불이 서부와 남부 지역 등지에서 발생해 몇 주씩 화마가 훑고 지나감으로써 울창함 삼림과 저택들을 불태워서 상당한 재산 피해를 내는데요. 특히 중서부 아이다호주와 서북부 오레곤 주, 그리고 서부 캘리포니아 주 등은 여름철에 산불이 연례행사처럼 발생하고 있어 언론 매체들의 주목을 끌고 있기도 합니다.
미국 연방 정부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산불로 피해를 입은 산림 가옥등 적어도 235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은 전역에서 산불로 인한 피해가 많아지면서 '스모크점퍼' 라는 전문적인 산불진압 소방대가 조직돼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군대로 말하면 특수 부대라고나 할까요?
스모크점퍼 소방대는 산불이 발생하면 헬리콥터는 물론 비행기를 이용해서 신속히 산불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출동하게 되는데요, 산불 진압을 위한 장비를 휴대한 상태에서 낙하산을 메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불길의 진행 방향을 판단해서 연소가 확대되지 않도록 불길의 진행 방향에 있는 나무들을 미리 절단하는 작업과 함께 산불이 더 확산되지 않도록 사전에 진압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이들 소방대는 여름 내내 대부분의 주민들이 불길을 피해 다 떠난 산불 발생 지역에서 상당히 바쁘게 보내게 되는거죠. 아이다호 주 보이스에 본부를 둔 스모크점퍼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에릭 레이놀즈 씨는 휘하 83명의 스모크점퍼 소방대원들이 올해 특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합니다.
사실 스모크점퍼 소방대원들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산불 교육을 종합적으로 실시하는 아이다호주 보이스 시에 있는 'National Interagency Fire Center', 약칭 NIFC 활동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보이스 시 뿐만 아니라 일부 서부 지역들은 여름철이 되면 기온이 섭씨 38도가 넘는 폭염 속에 시달리기 마련입니다.
이 같은 폭염이 일부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NIFC의 로빈 헤퍼넨 부국장은 서부지역의 대부분은 지난 겨울에서 봄철까지 정상 이하의 강우량을 보인데다 낮은 적설량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해 계속 뜨거운 기온을 보이고 있고 가뭄이 계속되 산불이 한번 발생하면 진화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건데요, 헤퍼넨 부국장에 따르면 폭염의 날씨지만 올해는 산불 철이 늦게 시작됐다고 하는군요.
토지관리국의 소방차량들은 서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산불을 진화할 태세를 항상 갖추고 있는데요, NIFC는 토지관리국과 다른 7개의 부서들로 구성돼 진화작업을 필요로 하는 지역에 자원과 인력을 공급하게 되는데 올해의 산불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잦고 규모도 훨씬 크지만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 헤퍼낸 부국장의 지적입니다.
NIFC에서 공공 문제 전문가로 10여년 째 일하고 있는 켄 프레데릭 씨도 그 같은 지적에 동감합니다.
올해 들어 크고 작은 거의 5만 2천 차례의 산불이 일어나 백 25만 핵타아르를 불태워 지난 10년 동안의 평균보다는 약간 많은 것이지만 일년전 같은 기간에 비한다면 상당히 적은 것이어서 정상적인 산불철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NIFC에서는 최고 수준의 대비 상태에서 진화 장비와 물자, 헬기, 그리고 소방대원등을 산불 현장에 계속 파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불 진화 작업의 시급성에 비한다면 NIFC가 겉으로 보기에 그다지 바쁘게 움직이는 것 같지 않은데요, 프레데릭 씨는 이처럼 조용한 것은 속임수에 불과하다면서 오리에 이를 비유하고 있네요.
오리는 물위로 조용히 움직이고 있는 것 같지만 물밑에서는 쉴사이 없이 발을 움직인다는거죠. 이곳에서는 아무리 큰 대규모의 산불이 발생하더라도 침착한 가운데 일을 추진한다는 것입니다.
스모크점퍼 소방대의 에릭 레이놀즈 대장은 올 산불철이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올해 8월에는 특히 산불 진화로 더욱 바빠지겠지만 그 기간은 짧아질 것이라는 얘깁니다.
NIFC 소방대원들은 당장 이 시간에라도 산불이 발생하기만 하면 즉각 출동할 태세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