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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사업하던 재미한인, 불법 정보원 혐의로 체포


북한 관련 사업을 추진하던 재미한인이 최근 불법으로 정보원 역할을 한 혐의로 미국 연방수사국 FBI에 체포됐습니다. 뉴욕에 사는 박일우 씨는 그동안 북한을 자주 방문했고 최근에는 평양소주의 미국 수입을 추진해온 인물입니다. 그런데 북한에 관한 정보를 한국에 돈을 받고 넘겨준 혐의로 지난 18일 체포됐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근삼 기자, 박일우 씨가 불법 정보원 역할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답: 미국 연방수사국, FBI는 지난 18일 박일우 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연방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를 보면, 박일우 씨는 한국 정부에 북한 관련 정보를 돈을 받고 넘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박 씨는 또 뉴욕의 한국 정부 관리들과 여러 차례 통화하고, 또 직접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FBI 수사관들에게 이들 한국 관리들을 모른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미국에는 외국 정부 요원에 관한 규정이 있는데요, 미국에서 다른 나라에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원’ 활동을 하려면 미리 미국 정부에 등록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박일우 씨는 이를 어겼고, 또 거짓증언을 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문: 박일우 씨는 어떤 인물입니까?

답: 박일우 씨는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는 한국 시민으로 미국 이름은 스티브 박입니다. 박 씨는 현재 15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인데요, 언론과의 접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본인의 심경을 밝힐 기회도 없었습니다.

박일우씨는 지난 4월에 ‘미국의 소리’ 방송과 통화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북한에서 생산된 평양소주의 미국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박일우 씨는 1980년대 초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이래 매년 여러 차례 씩 북한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2004년 부터는 뉴욕 주정부에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라는 사업체를 등록하고 북한 관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이번에도 평양 소주를 수입해서 미국 동부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문: 박일우 씨는 한인사회에서 친북인사로 알려져 있는데, 미국이나 한국의 정보를 북한에 넘긴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북한 관련 정보를 한국에 돈을 받고 넘긴 혐의를 받고 있군요. 어떤 정보를 넘겼습니까?

답: 진술서에 따르면 FBI는 지난 2003년부터 박일우 씨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고, 2005년부터는 통화를 감청했습니다. 박일우 씨가 한국 관리들과 한 통화내용 중에는 ‘북한 정부가 자신에게 살충제와 마취제, 수의학 관련 제품을 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FBI에 따르면 박일우 씨와 한국 관리들은 별도의 통화라인을 갖고 있었구요, 이 내용은 FBI가 감청하지 못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래서 그밖에 박일우 씨가 제공한 정보는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문: 박일우 씨의 북한 관련 활동에 대해서도 언급이 돼 있나요?

답: 예. 흥미로운 점은, FBI 수사관들을 만났을 때 박일우 씨가 보여준 태도인데요. 검찰 진술서에 따르면 박일우 씨는 처음에는 한국 관리들을 만난 것을 부인하다가 나중에는 왜 FBI가 자신에게 북한 관리에 대해 묻지 않고 한국 관리에 대해서 묻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북한을 자주 방문하고, 다른 외국 방문객이 갈 수 없는 곳도 갈 수 있다’, 또 ‘북한의 고위 관리와 접촉할 수 있다’고 하면서 자신이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문: 박일우 씨가 한국 관리들과 만나지 않았다는 증언이 거짓이라는 것은 어떻게 드러났습니까?

답: 앞서 말씀드린대로 FBI는 지난 2년여 간 박일우 씨의 전화를 감청하면서 뉴욕주재 한국 공관 관리들과의 통화를 확인했구요, 직접 박일우 씨를 미행해서 한국 관리들과의 만남을 포착했습니다.

FBI는 박일우 씨와 만났던 한국 관리들과도 접촉했는대요. 이들 역시 박일우라는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시늉까지 하면서 만남을 부인했다고 합니다.

문: 앞으로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 전망입니까?

답: 앞서 말씀드린대로 박일우 씨는 보석금을 내고, 또 전자감시 장치를 다는 조건으로 풀려났습니다. 일거수 일투족, 법원의 감시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FBI는 박일우 씨를 체포하면서 집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했구요, 컴퓨터와 자료 등을 압수해서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구체적인 혐의와 유무죄 여부, 처벌 수위 등은 앞으로 재판이 진행되면서 드러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최근 불법 정보원 혐의로 FBI에 체포된 한국인 박일우 씨에 대한 소식을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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