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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극장가 장악한 ‘변신 로보트’


한주간의 미국 영화계 뉴스와 화제거리를 알아보는 ‘영화 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미국의 소리’ 방송 김근삼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답: 안녕하세요, 김근삼 입니다.

문: 오늘의 이야기 주제는 ‘변신 로보트’라구요?

답: 그렇습니다. 이번주 미국 영화계에서는 변신 로보트가 화제의 초점입니다. 우주에서 온 변신 로보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트랜스포머(Transformers)’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때문입니다.

지난 수요일인 7월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로 휴일이었습니다. 미국 영화사들은 보통 금요일에 영화를 개봉하는데요, 관객들이 주로 주말에 집중적으로 극장을 찾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주처럼 수요일이 휴일일 경우에 드물게 화요일에 개봉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트랜스포머’가 화요일 개봉작으로는 역대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기록은 ‘카리브해의 해적’ 2탄이 지난해에 세운1천570만달러가 최고였는데요, 올해 트랜스포머가 2천74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또 월요일에 시사회 형태로 가진 사전 공개에서도 8백만 달러를 벌어서 예상회의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문: 변신 로보트를 다뤘다니 어린이를 위한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 영화를 본 관객층은 더 다양한가보죠?

답: 그렇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원래 영화의 소재가된 원작은 어린이를 대상으로한 TV 만화 시리즈였습니다. 1980년대에 제작되서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방영됐었죠. 만화 영화로도 만들어졌었구요. 이 만화에 등장하는 변신 로보트 장난감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사실 이번에 만들어진 영화의 줄거리도 과거 만화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선과 악으로 나눠진 두 무리의 우주 로보트들이 지구에서 대결을 벌인다는 다소 단순한 줄거리죠. 그래서 미리 영화를 본 일부 평론가들은 흥행 성공 여부에는 다소 회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영화관을 찾은 관객 중에는 성인이 많았습니다. 특히 1980년대에 이 만화를 봤던 20~30대 남성들이 흥행 돌풍에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트랜스포머’는 한국에서도 한 주 앞서 개봉했는데요, 역시 예상밖의 큰 인기와 함께 흥행 1위를 기록했습니다.

문: 어린이 만화를 소재로한 단순한 줄거리 임에도 다양한 관객이 극장을 찾았고, 또 흥행에 성공했다…흥행비결이 뭔가요?

답: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뛰어난 컴퓨터 그래픽입니다. 컴퓨터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영화에 쓰이는 그래픽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트랜스포머’에서도 이런 컴퓨터 그래픽의 위력이 관객을 압도하는 영화입니다.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로보트들은 그 행성의 기계장치로 변신하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구에 온 로보트들은 전투기와 자동차부터 작은 카세트녹음기로도 변신을 하죠. 이런 거짓말같은 변신이 현실로 느껴질 정도로 이 영화의 그래픽은 굉장히 사실적입니다. 영화를 보고나오면 극장 밖 길거리에 세워진 자동차가 당장 로보트로 변할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입니다.

또 로보트들이 도심에서 펼치는 시가전과 건물이 부서져 나가는 장면도 마치 실제로 배우들이 촬영한 것처럼 사실적입니다. 이런 로보트들의 변신과 화려한 전투 장면이 영화 내내 계속 되면서 관객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문: 저도 요즘 개봉하는 미국 영화들을 보면 참 컴퓨터 그래픽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정말 아무리 불가능할 것 같은 상상도 영화 화면 위에서는 존재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트랜스포머’는 그런 시각적 재미를 극대화한 영화라고 보면 되겠군요?

답: 네. 하지만 이런 뛰어난 컴퓨터 그래픽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의 짜임새는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쉬움도 남구요. 사실 로보트를 주제로 한 만화나 소설에도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룬 작품들이 많은데요, ‘트랜스포머’의 스토리는 단순히 볼거리를 뒷받침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 흥행에 성공한 또 한 가지 이유를 꼽자면 바로 20~30대 성인의 향수를 자극했다는 점인데요. 미국의 30대들은 어렸을 때 ‘트랜스포머’ 만화를 보고 또 변신 로보트를 가지고 놀았던 세대입니다. 저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인데요, 이들이 로보트와 관련된 추억을 떠올리면서 극장을 찾고 있습니다. 스토리만 보면 성인 취향의 영화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릴 때 그림이나 상상으로만 접했던 로보트들이 화면에서 현실로 되살아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추억’을 갖고 있는 관객들에게 큰 기쁨이 되겠죠.

아무튼 ‘트랜스포머’도 올 여름 3탄이 개봉된 ‘스파이더맨’ 등에 이어 만화에서 영화 스크린으로 옮겨져 성공한 작품의 대열에 오를 전망입니다.

문: 어제 신문 경제면을 보니까 ‘트랜스포머’의 흥행 소식에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가 흐뭇해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던데, 그 얘기도 좀 전해주시죠.

답: 네,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착한 로보트들이 대부분 제너럴모터스의 자동차로 변신합니다. 미국에서는 회사들이 제작비 일부를 제공하고, 영화 속에서 자사의 제품이나 회사 이미지을 간접적으로 광고하기도 하는데요, ‘트랜스포머’에 등장한 제네럴모터스의 자동차들도 비슷한 경우지요. 그런데 이 영화가 자동차의 주요 소비층인 젊은 남성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영화를 통한 홍보 효과에 대한 기대도 높기 때문입니다. 제너럴 모터스는 역으로 ‘트랜스포머’의 로보트를 등장시킨 TV광고도 내보내고 있습니다.

OUTRO: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성인들이 영화를 통해서 잠깐이나마 어릴적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근삼 기자 오늘도 영화 이야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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