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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미-중 4자 외무장관 회담 베이징 개최 검토


북 핵 ‘2·13 합의’ 이행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하는 등 한반도 주변환경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는 가운데 3일 서울 외교가에서는 이달 말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남북한과 미국, 중국 4자 외무장관이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 등을 논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서울의 외교가에서 거론되고 있다는 이달 말 4자 외무장관 회담의 내용을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답: 한국 정부 일각에서 이달 말 베이징에서 한국과 북한,미국과 중국 등 4개국이 참가하는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해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 등을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오는 8월2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6자회담을 열 경우 논의 주제가 분산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가급적 ARF 이전에 베이징에서 6자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으면 하지만 관련국들의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남북한과 미국,중국의 외교장관이 만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2일 이달 내 4자 외무장관 회담을 개최하기로 한국과 미국,중국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2박3일간 평양을 방문하고 있는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도 박의춘 북한 외무상을 만나 4자 외무장관 회담 참여를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외교소식통은 “2일 방북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의 반응 등을 보면 4자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될 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문: 남북한과 미국, 중국 간 4자 회담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답: 네,그렇습니다. 4자가 모여 몇 차례에 걸쳐 회담을 가졌으나 그다지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남북한과 미·중은 지난 1997년부터 1999년까지 4자 실무대표 회담을 여섯 차례 열었으나 북한측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먼저 주한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남북한과 미·중 4자 외무장관 회담을 추진하는 배경이 뭡니까?

답: 네,오는 8월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보다 4자가 미리 모여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보다 심도 있게 논의를 해보자는 얘깁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다음달 초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 각료회의에서 6자 외무장관 회담을 할 경우 내실 있는 협의가 어려워 이에 앞서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4자 외무장관 회담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4자 외무장관의 회담이 성사된다면 어떤 의제를 다루게 되나요?

답: 네,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의제 내용이 나올 상황은 아닙니다.다만 개략적으로 이런 내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은 제기되고 있습니다.

남북한과 미·중 4자 외무장관 회담이 성사될 경우 베이징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와 북핵 ‘2·13합의’ 초기단계조치 이행 방안 등을 논의한 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6자 외무장관 회담을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한 6개국의 의지를 재확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참여한다면 6·25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한 4자 대화 체제를 가동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소식통은 “4자 외무장관 회담은 지난해 1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남북한과 미국이 종전선언에 사인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현실로 옮기려는 회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하지만 남북한과 미·중 4자 외무장관 회담 개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지요?

답: 네,그렇습니다.북한이 4자회담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는 데다 미국과 중국 등 관련국들의 외교일정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회담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견해도 만만찮습니다.

한 정부 소식통은 “베이징에서 4자 회담이 성사되려면 참가국들의 외교일정이 조율돼야 한다.”면서 “‘2·13합의’ 이행을 위해서는 신속한 실천도 중요하지만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여러 가지 방안이 논의될 수 있으나 중요한 것은 6자회담 차원의 논의가 먼저 이뤄진 뒤 4자회담이 성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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