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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41회째 맞는 스미소니언 민속축전 - 전세계 문화 한자리에


안녕하세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워싱톤에서 열리고 있는 스미소니안 민속축전 소식에 이어서, 가수이자 작곡가인 Patty Griffin(패티 그리핀)의 노래를 토대로 한 새 뮤지컬 ‘Ten Million Miles (1천만 마일)’에 관해 전해드립니다. 또 지난 주말 미국에서 개봉한 새 애니메이션 영화 ‘Ratatouille (라타투이)’는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고, 21세기 미국을 로마 제국과 비교한 책 ‘Are We Rome? (우리가 로마인가?)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지난 한 주 동안의 미국 문화계 단신입니다.

- 로스 앤젤레스 영화제가 지난 21일부터 열흘동안 열렸습니다. 올해로 12년째를 맞는 이번 영화제에는 저예산 독립영화부터 헐리우드 대작에 이르기까지 2백36편의 영화가 선보였습니다.

- 성인 잡지 ‘플레이보이’ 창간자인 휴 헤프너에 관한 영화가 나옵니다. 올해 81세인 헤프너 씨는 최근 자신의 일생을 다룬 영화제작을 승인했습니다.

- 오랫동안 분실됐던 소설 ‘대지’의 원고가 발견됐습니다. 지난 1966년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작가 펄 벅의 농장에서 도난당했던 원고는 최근 필라델피아 경매회사에 맡겨졌습니다.

- 연례 스미소니안 민속축전이 워싱톤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달 27일에 시작된 이번 축전은 오는 8일까지 계속됩니다.

한 주 동안의 문화계 단신 전해드렸는데요. 여기서 스미소니안 민속축전 소식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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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 지역의 문화와 역사, 풍습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스미소니안 민속축전이 올해로 마흔한번째를 맞았습니다. 워싱톤 디씨 잔디광장에서 열리는 스미소니안 민속축전을 찾으면 각 나라의 노래와 춤은 물론이구요.

민속 공예품 제작시범이나 다양한 전시회를 엿볼 수 있구요...

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전통 요리도 맛볼 수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문화를 연결하는 메콩강’, ‘버지니아 문화의 뿌리’, ‘스미소니안의 북 아일랜드’ 등 세가지 주제로 열리고 있는데요. ‘문화를 연결하는 메콩강’ 은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등 메콩강 유역 국가들의 풍습과 역사를 전통 춤과 가극 등을 통해 보여주구요. ‘버지니아 문화의 뿌리’에서는 4백년전 제임스타운에 정착했던 영국인들의 당시 생활상과 함께 원주민 인디언들의 문화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또 ‘스미소니안의 북아일랜드’에서는17세기부터 대거 미국에 이민오면서 미국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북아일랜드인들의 문화와 풍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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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수Patty Griffin(패티 그리핀),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 정도로 유명한 가수는 아니지만 음악계내에서는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죠. 미국 음악계 최고 권위의 상인 그래미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기도 했고, 딕시 칙스, 메리 채핀 카펜터, 베티 미들러 등 많은 가수들이 패티 그리핀이 작곡한 노래를 불렀는데요. 최근 패티 그리핀의 노래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이 제작돼 뉴욕 무대에서 공연되고 있습니다. 어떤 뮤지컬인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뮤지컬 제목 ‘1천만 마일’은 패티 그리핀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데요. 듀웨인과 말리, 방황하는 두 젊은 남녀가 주인공입니다. 두 사람은 플로리다주에서 매사추셋츠주까지 2천 킬로미터를 자동차로 여행하는데요.

말리는 임신 2개월로 아이를 낳은 뒤 입양시키기 위해 북쪽으로 향하고 있구요. 듀웨인은 말리가 가진 아이가 자신의 아이인지 아닌지 확실히 모르는 가운데 같이 나섰는데요. 듀웨인은 북부에 가서 자신의 운을 한번 바꿔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뮤지컬에는 영화 ‘조지아’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마레 위닝햄 씨가 출연합니다.

위닝햄 씨는 말리와 듀웨인이 북쪽으로 가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을 연기한다고 말했습니다. 스킵 수더스 씨와 함께 각각 일곱개 내지 여덟개 역할을 맡고 있는데요. 어떤 때는 듀웨인의 어머니 역할을 한 뒤, 종교에 심취한 이모 역할을 맡기도 하고, 여관 주인이나 식당 종업원 역할도 동시에 한다는 것입니다. 위닝햄 는 말리와 듀웨인 역을 맡은 아이린 말로이 씨와 매트 모리슨 씨의 노래와 연기가 매우 훌륭한다고 칭찬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뮤지컬을 빛나게 해주는 연기자는 위닝햄 씨라고 비평가들을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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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에는 지난 주 미국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라타투이’의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죠. ‘라타투이’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전통요리인데요. 여름철에 나는 여러가지 야채에 토마토 소스를 넣고 뭉근하게 끓인 음식입니다. 이렇게 부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있는데 쥐가 나타났다, 그럼 어떨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명을 지를 겁니다. 좀 용기있는 사람이라면 쥐를 잡겠다고 난리일테고 말이죠. 주방의 쥐, 참 반갑지 않은 상황인데요. 하지만 영화 ‘라타투이’를 보면 그같은 상황이 즐겁기만 합니다.

‘라타투이’ 영화에는 세계 최고의 요리사가 되고 싶어하는 쥐가 나옵니다. 주인공 레미는 다른 쥐들이 쓰레기통을 뒤져서 배를 채우는 동안 맛있는 음식을 먹기위해 목숨을 거는 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어느날 인간에게 들켜 온 가족이 도망치는 와중에 혼자가 된 레미는 파리의 하수구를 통해 유명 식당의 부엌에 들어가게 됩니다.

레미는 식당 청소원이 음식을 망치는 걸 보고 몰래 향초와 양념을 더해 아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는데요. 사람들은 식당 청소원인 링귀니가 음식을 만든 줄로만 압니다. 덕분에 링귀니는 보조 요리사로 승격을 하는데요. 요리에 전혀 소질이 없는 링귀니는 레미에게 도와달라고 요청을 하죠. 레미가 인간도 아닌 쥐라는 걸 알면서 말이죠.

레미는 요리사의 흰 모자 속에 숨어 링귀니에게 요리를 가르치는데요. 그 가운데 여러가지 소동이 일어나고 레미와 링귀니, 쥐와 인간 사이에 우정이 싹트게 됩니다.

‘라타투이’는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애니메이션은 만화나 인형을 이용해 살아서 움직이는 것 처럼 생동감있게 표현한 영화인데요. ‘라타투이’를 보면 쥐의 털이나 수염이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컴퓨터 기술의 발전상에 놀라게 되는데요. 하지만 ‘라타투이’를 감독한 브래드 버드 씨는 기술은 이야기를 끌어나가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버드 감독은 영화 제작진의 목표는 현실감이 아니라 사람들이 믿고 수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파리 도시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파리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버드 감독은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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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시간입니다. 미국을 멸망 직전의 로마제국에 비교한 책이 나왔습니다. ‘Are We Rome? (우리가 로마인가?)’ 라는 책은 미국의 시사월간지 ‘애틀랜틱’의 전 편집장을 지냈고, 현재 패션, 문화 전문지 ‘배너티 페어’의 편집인인 컬른 머피 씨가 쓴 책인데요. ‘제국의 몰락과 미국의 운명’이란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머피 씨는 미국과 로마는 광대한 영토와 다인종 국가라는 점 외에도 유사성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머피 씨는 특히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3세기 로마 제국의 황제를 지낸 디오클레티아누스에 비교했는데요. 자국을 세계의 중심으로 보는 대외 정책, 관리들의 부패 등이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로마제국이 말기에 지나친 군사력 확장으로 인해 서고트족을 용병으로 썼던 것처럼 미국도 군인 수가 모자라 핼리버튼이나 웨켄허트 같은 계약업체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요즘 미국의 부동산이나 기업이 외국 기업에 매각되는 것은 로마 제국이 말기에 계속 다른 민족의 침략에 시달렸던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머피 씨는 말했습니다.

미국을 로마제국과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소련이 붕괴된 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을 전성기 시절 로마제국에 비교하는 긍정론자들이 있는가 하면, 동성결혼과 부정부패 등 퇴폐현상을 지적하며 로마제국 말기의 도덕적 타락에 비교하는 비판론자들도 있는데요.

사실 조지 워싱톤 등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로마를 모델로 삼았다고 합니다. 건국 당시 로마의 긍정적인 면을 많이 닮으려고 했던 미국이 점점 더 부정적인 면을 닮아 로마제국 처럼 멸망의 수순을 밟게될 지, 아니면 새로운 강국으로 거듭날 지 귀추가 주목되는데요.

‘우리는 로마인가?’의 작가 컬른 머피 씨는 ‘국민이 만족하는 한 제국은 강성한다’는 로마 역사가 리비우스의 말을 빌면서 조심스런 낙관론을 보이는 것으로 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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