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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북 장관급회담 참가 통보


북한측이 오는 29일부터 나흘간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제21차 남북 장관급회담에 참가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해 왔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 내 북한자금 송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2·13 합의' 이행이 지연되면서 한국 정부의 대북 쌀 차관이 일단 유보된 가운데 열리는 회담이어서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 기자, 북한측이 남북 장관급회담에 참가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해왔다죠?

답: 네,그렇습니다.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측이 25일 오전부터 열린 판문점 남북 연락관 접촉에서 오는 29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제21차 남북 장관급회담에 대표단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어 “북한측은 5명의 대표단을 포함해 26명이 고려항공 전세기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인천공항에 오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또 “북한측은 또 대표단 구성에도 변화가 없다고 했다.”며 “한국측은 이날 접촉에서 이번 회담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북은 이날 오후 추가 접촉을 통해 ‘남북 식량차관 제공 합의서’에 따른 한국수출입은행과 조선무역은행 사이의 차관계약을 문본 교환 형식으로 체결했습니다.이에 따라 제21차 남북 장관급회담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예정대로 열리게 됐습니다.

문: 북한측의 이번 통보는 한국 정부가 대북 쌀 차관 제공을 유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직후에 이뤄진 것이어서 관심이 높다죠?

답: 네,사실 이번 남북 장관급회담은 한국 정부가 대북 쌀 차관을 ‘2·13’합의 이행의 진전을 봐서 보내겠다는 유보 입장을 보인 직후여서 회담 참가여부에 대한 북한측 반응이 관심을 모았습니다.향후 남북관계를 가늠해 볼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 까닭입니다.

하지만 북한측은 쌀 차관과 관련해서는 연락관 접촉의 성격상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북한측이 이번 회담에 참가하겠다고 통보해온 이유는 무엇이라고 봅니까?

답: 네,아무래도 식량난 등 경제적 이유가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으로서는 남북관계에 쌀 차관만 걸려 있는 게 아니라 열차 시험운행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경공업과 지하자원 협력사업 등 남북경협 등 현안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됩니다.특히 BDA 문제만 풀려 ‘2·13’합의 이행이 이뤄진다면 쌀 차관도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문: 그러면 이번 남북 장관급회담에 대해 전망해주시죠?

답: 네,이번 남북 장관급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도 현재 상황에 대해 “지난 17일 열차 시험운행으로 큰 산을 넘었는데 한동안 내리막길로 접어들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습니다.

이같은 전망은 한국 정부의 대북 쌀 차관 유보 방침이 알려진 직후인 24일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즉 민화협)는 24일 “최근 남조선(남한) 반통일 세력들이 북남 철도 연결구간 열차 시험운행에 대해 찬물을 끼얹는 악담을 마구 줴치고(지껄이고) 있다.”며 남북 협력사업과 핵문제 연계를 비난해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민화협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나라당을 비롯한 극우 보수세력과 보수언론들은 북핵을 머리에 인 시험운행이니,북핵 문제를 마취시키는 마취 열차니,통일 환상을 실어나르는 환상열차니 하면서 (열차 시험운행으로) 핵문제가 망각되거나 용인돼서는 안된다고 떠드는가 하면 감히 누구의 개혁,개방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는 극히 불순한 망발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측은 ‘2·13’합의의 지체 이유가 미국에 있다는 점을 들어 한국측을 몰아세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 남북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됩니다.

문: 북한측의 부정적인 반응에도 한국 정부는 이번 장관급회담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죠?

답: 네,그렇습니다.이재정 한국 통일부 장관은 25일 대북 쌀 차관 제공이 미뤄지면서 29일 시작되는 남북장관급회담이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해 “쌀 차관과 장관급회담은 별개의 사안으로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재정 장관은 이날 “쌀 지원에 합의한 지금과 (북한이 쌀 차관에 반발해 회담이 파행을 겪었던) 작년 장관급회담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재정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측이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인 지난해 7월 열린 제19차 장관급회담에서 대북 쌀 차관 및 비료 추가제공을 유보하겠다는 남측 방침에 반발해 회담이 공전을 거듭한 끝에 하루 일찍 종결됐고 이후 남북관계는 7개월 가량 급속히 냉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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