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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 사이트서 한국인 개인정보 도용


중국 내 인터넷 사이트에 한국인의 주민등록번호와 심지어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공개돼 도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도용된 한국인의 개인정보는 범죄에 쓰이거나 물질적 피해를 줄 우려가 높지만, 속수무책인 상태라고 합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에서까지 한국인의 신상정보가 노출돼 있다지요? 자세한 내용 전해주시죠?

답 : 네.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 한국인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심지어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노출돼

중국에도 미국의 ‘구글’이나 ‘야후’와 같은 인터넷 검색사이트가 있는데, ‘바이두’라고 하는 중국 최대의 토종 인터넷 검색사이트에서 한국인 주민번호와 이름이라 쓰고 검색을 해보면, 수백 개의 한국인 주민등록번호가 뜹니다. 주민번호와 함께,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검색되기도 합니다.

아주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서, 이들 대부분이 지금도 사용되는 개인정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한국인 주민등록번호뿐만 아니라 신용카드와 같은 중요한 개인 정보도 떠돌고 있습니다.

당국의 단속과 검열이 비교적 쉬운 최대 검색 사이트가 이 정도인데요, 다른 중국 인터넷 사이트와 게시판 등에서도 한국인 주민등록번호를 쉽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중국인들도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 검색 등을 이용해 한국인 주민번호 등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 중국 인터넷에는 한국인 주민번호를 만들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도 있다고요?

답: 중국 인터넷에는 한국인 실명과 주민번호 등을 무료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있는데요, 예컨대 ‘번번톈디’와 한국인 주민번호 생성기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 ‘한치스취’들이 그런 사이트들입니다.

이들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중국인 인터넷이용자들이 모든 정보를 무료로 쉽게 이용할 수 있게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한 (‘번번톈디’) 사이트에는 ‘한국인 신분증주소 집주소 전화’라는 제목 아래, 약 30명의 일반인을 비롯, 경기도 소재 대학 소속 학생 50여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올라와 있습니다. 더욱이 상세자료 항목에는 대부분 경기도에 거주하는 약 30명의 개인정보(이름,주민번호,우편번호,주소,전화번호)는 물론, 교회 등 기관의 정보도 공개돼 있습니다.

아울러 ‘번번톈디’ 웹사이트의 다른 코너에서도 한국 기업명가 주소, 전화번호와 150여 개의 주민번호가 올라와 있습니다.

또한 ‘한치스취’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한국 신분증번호 생성’ 방법을 공개하고 있는데요,

먼저 이용자가 생일과 임의의 다섯 자리를 입력하면 주민번호가 화면에 즉시 뜹니다.

이 ‘한치스취’는 또 한국 주민등록번호를 자동 생성해 주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주민번호 1개 또는 10개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자동으로 주민번호가 나타납니다.

문 : 이렇게 중국 인터넷에 노출된 한국인 개인정보가 좋지 않은 데 쓰일 가능성이 높지 않겠습니다?

답: 중국의 인터넷 PC방에 가보면, 한글을 모르는 중국 젊은이들이 한국의 인터넷 게임 사이트에 가입해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는데요, 중국 인터넷사이트에 떠돌아 다니는 한국인의 주민번호나 개인정보는, 주로 인터넷 게임용 사이버 머니를 만들어 한국에 판매하려는 중국인들에게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인 주민번호로 인터넷 게임 계정을 만들고, 그 계정으로 게임 아이템들을 만든 뒤, 그 아이템들을 돈을 받고 파는 것입니다. 이는 인터넷게임의 사이버 머니가 실제 현금으로 거래되는 가장 큰 시장이 한국이라는 점을 노린 것입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값싼 노동임금을 이용해 연간 수조원대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게임 머니를 만들어 수출하는 공장들이 최근 중국 경찰당국에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유명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에 가입하려는 중국인이 한국인 주민번호 수십만 건을 도용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유출된 한국인의 개인정보가 불법 인터넷 상거래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 심지어 중국에서는 한국인 주민번호를 비롯한 개인정보를 돈을 주고 사고 팔기도 한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의 인터넷 사이트는 물론 일반 거리에서도 공공연하게 한국인들의 개인정보를 판다는 광고까지 등장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 안산시에서는 한국인의 주민등록번호를 판다는 광고지가 거리에 나붙기도 했습니다.

이 광고 전단지에는, 수천 개의 한국 주민등록번호를 보유하고 있고 번호 1개에 한국 돈 60원에 판다고 적혀있었습니다.

문: 이같은 상황에 대해 중국 당국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답: 그렇지만 중국 당국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내부적으로 외국인 주민번호를 유포한 사람에 대한 처벌 법규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한국 온라인 게임사이트에 가입하려는 중국인들이 한국인 주민번호를 대량 도용해서 큰 파문이 일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아진 것은 거의 없습니다.

아울러, 중국에는 한국의 사법권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 한국 경찰당국으로서는 중국 당국에 불법도용 돼서 인터넷에 노출된 한국인 정보를 인터넷에서 삭제해 달라 요청하는 게 현재로서는 전부입니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중국 인터넷에 한국인의 개인정보가 노출된 피해자들이 나오더라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개인들의 주의 못지 않게, 중국 인터넷상에서 한국인의 개인정보 노출과 도용을 막기 위해서는 양국 정부차원의 의지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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