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백두산 호텔 운영 한국인, 한국 정부에 신변보호 요청


백두산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한국인 투자자가 중국 당국의 철거 방침에 불응한다는 이유로 횡포와 협박을 받았다며 한국 정부에 신변보호를 요청하고, 중국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백두산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한국인이 한국 정부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는 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답: 백두산에서 '장백산온천관광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인 박범용 사장은 오늘 VOA와의 통화에서 "지난 3월 15일 중국 지린성의 백두산보호개발구관리위위원회 산하 관리회사 직원들로부터 백두산 출입문 통과를 위해 입장권을 구입하라는 요구를 받았고 이에 항의하자 폭언과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산문 안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입장권을 구입하지 않고 출입증만 가지고 인원과 차량의 출입이 자유롭게 허용돼왔지만, 호텔 철거에 동의하지 않자 갑자기 입장권 구입을 강요하고 나선 것이라는 게 박범용 사장의 설명입니다.

그 뒤 박범용 사장은 관리위원회와 관리위 산하 집단그룹, 경찰 당국에 항의서한을 보냈지만, 중국측에서 답변이 없고 오히려 더욱 심하게 대우해, 결국 지난 6일 주선양 한국총영사관과 신변보호 요청 서한을 보내고, 중국 상무부에도 이 같은 처사에 항의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문 : 한국인 호텔업자가 한국 총영사관에 보낸 신변보호 요청 서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요?

답: 박범용 사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 지난 6일 주선양 한국총영사관에 보낸 신변보호 요청공문에서 "중국 백두산 산문 관리직원과 공안들로부터 '이곳이 대한민국의 문이냐', '감옥에 가둬야겠다', '차량을 몰수하겠다'면서 갖은 횡포와 협박을 해 이곳에서 도저히 생활이 어려운 지경에 도달했다"고 호소했습니다.

문: 한국인 호텔업자가 중국 상무부에도 의견서를 보냈다는데, 무슨 내용이 들어있나요?

답: 박범용 사장은 지난 6일 중국 상무부에 보낸 의견서에서 "관리위에서 구체적인 보상방안을 제시하지도 않고 충분한 이주대책도 마련해주지 않으면서 비굴한 방법을 이용해 위협과 괴로움을 주고 있는 것을 이대로 참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범용 사장은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진정서)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호텔이 '합법적인 토지사용권을 획득하지 않은 불법 건축물이어서 철거를 하더라도 평가액 전액 보상이 어렵다'는 관리위 측의 법률해석에 대해 "이는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합작사업을 비준한 지린성 정부의 책임이지 본인의 책임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문: 신변보호 요청을 받은 한국 총영사관측은 어떤 조처를 취하고 있나요?


답: 선양에 있는 한국총영사관측은, 박범용 사장의 공문을 접수한 뒤, 한국 투자자가 중국측 관리직원 등으로부터 위협적인 언사를 들었다고 제기한 민원이 개연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관리위 측에 이에 유의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한을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토지사용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국 업체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문: 중국 당국이 백두산 산문 내 차량통행을 제한하면서, 외국인 호텔들이나 관광객들의 피해가 적지 않을텐데요?

답: 백두산 산문 내 호텔의 각종 영업차량에 대해 아침 7시 이전과 저녁 6시 이후에만 출입을 허용함으로써 영업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관광객들에게 큰 불편을 끼치고 있다는 게 한국 및 북한 국적 호텔 업주들의 주장입니다.

중국 관리위원회 측의 차량통행 제한조치가 실시된 이후로, 관광객들은 한겨울 추위 속에서도 직접 여행 짐을 끌고 500∼600 미터를 걸어 호텔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이곳 호텔들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투숙객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0~90% 가량 줄면서 뚝 끊겨 영업손실도 적지 않다고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 국적의 재일교포가 설립한 장백산국제관광호텔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장영호 사장은 "영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인 데다, 관리위측이 호텔철거 보상에 대한 구체적 계획도 없는 상황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관광철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예약접수는커녕 접객에 필요한 호텔 보수도 못하고 있다"며 말했습니다.

문: 이번 사건 외에도 중국 당국이 호텔에 대해 다른 부당한 압박 조처를 가한 적이 있나요?

답: 관리위 측은 지난해 11월 말에 온천탱크에서 호텔까지 온천물을 공급하는 관을 당국이 일방적으로 걷어간 적도 있었다고 호텔업체들은 주장했습니다.

또 관리위측에서 철거통보 공문을 전달할 때도 10여명이 몰려와 서류에 도장을 찍도록 은근히 압박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심적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중국 당국은 당초 백두산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신청한다는 명분으로 백두산 주변 외국인 투자호텔들을 지난해 말까지 철거한다는 방침이었는데요, 최근 세계자연유산 신청 계획이 보류됐는데도 철거 계획에 변함이 없는지요?

답: 중국 관리위는 작년 9월21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신청을 위한 관광지 정비사업을 일환으로 박씨가 운영하는 호텔을 포함한 4곳의 외국인 투자호텔에 대해 지난해 말까지 철거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었는데요,

중국 관리위측은 최근 백두산에 대한 세계자연유산 신청계획이 최종 보류됐지만, 외국인 투자 호텔들에 대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말까지 철거하라고 재차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북한 등 외국인 투자 호텔업자들은 세계자연유산 신청계획이 보류된 만큼 호텔철거는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철거 방침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