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은 지금] 미국 자동차의 본고장 디트로이트 ‘중국차 환영’


미국 내 주요 관심사와 화제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 디트로이트는 ‘모터 시티’라는 별명이 붙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산지입니다. 이달 초에는 미국 최대 규모의 디트로이트 모토쇼가 열리기도 했는데요, 이 곳에서 최근 미국 진출을 타진하는 중국 자동차를 환영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30여년전 일본 자동차 진출 당시 일었던 배타적 분위기와는 대조적인 것인데요,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관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과거 일본차가 진출할 때만해도 디트로이트는 미국차의 자존심이 가장 강했던 곳이죠?

답: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디트로이트와 디트로이트가 있는 미시간 주에서는 상대적으로 외제차를 보기가 힘들다고들 합니다. 포드 자동차 본사가 있는 미시간주는 미국 자동차 산업이 태동하고 또 자라온 본산지라는 자존심도 있구요, 또 일본 자동차가 진출해서 미국 자동차의 점유율이 줄면 이곳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길 것이라는 보호의식도 작용했습니다.

아무튼 일본차가 처음 진출했을 때 디트로이트 주변에서는 유독 딜러와 고객들의 외면이 심했구요, 지금도 외제차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강한 곳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 하지만 미국 진출 걸음마 단계인 중국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각은 사뭇 다르다는 소식이 들리는데요, 왜 그렇습니까?

답: 디트로이트 주변에는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집중해 있습니다. 최근 일본과 한국, 유럽 자동차들이 선전하는 동안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이로인한 미국 회사들의 구조 조정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 또한 디트로이트 주변입니다. 따라서 이 곳 사람들도 배타적인 태도를 버리고 국적을 불문한 자동차 회사를 유치하고 명실상부한 세계 자동차의 중심이 되어보겠다는 넓은 시각을 갖게 된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지역 정부 관리들의 태도에서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제니퍼 그랜홈 미시간 주지사는 지난 10일 디트로이트 모토쇼를 참관하며 특별히 중국 자동차 회사인 창펭 전시관을 둘러봤습니다. 창펭은 중국 자동차 회사로는 처음으로 올해 모토쇼에 참가했는데요, 그랜홈 주지사는 이 자리에서 중국 자동차의 미국 진출을 환영하고, 또 그들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미시간 주보다는 작은 행정구역으로 역시 디트로이트가 속한 웨인 카운티의 로버트 피카노 군수도 창펭 전시관을 찾아서 이 곳 미국인들은 중국 회사를 위해 일할 준비가 의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차의 진출을 위협으로 느끼기 보다는 오히려 디트로이트가 미국뿐 아니라 세계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지요.

문: 지역 정부로는 해외 업체와 경쟁하기 보다는, 이들을 기회로 활용해서 실리를 챙기겠다는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디트로이트가 중국차에 부드러운 또 다른 이유는 중국 자동차 산업이 아직 미국 자동차 시장을 위협할만한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중국 자동차가 대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은 몇 년 안에는 힘듭니다.

따라서 일본 자동차 회사처럼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추기 전에 디트로이트가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라는 이점을 활용해서, 중국 회사의 연구 생산 시설을 최대한 유치해 보겠다는 것입니다.

문: 미시간 주라는 지역 정부 차원에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변화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들이 실질적으로는 어떤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답: 네. 미시간 주와 웨인 카운티 정부는 이미 2년전부터 중국내 무역관을 확대하고 중국 자동차 산업 시설의 미국 내 유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미국에서 생산한 물건을 중국에 판매하는 데 주력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바뀐 양상이지요.

미시간 주 정부는 미국 진출에 성공한 일본과 한국의 미국 내 생산공장을 유치하지 못한 것을 큰 실패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의 자동차 중심지로 한 단계 상승할 수 있는 기회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기회도 놓쳤으니까요. 특히 앞서 말씀드린대로 미국산 자동차 회사들이 대규모 인력 감축을 하는 상황에서 이런 실패는 더욱 뼈저릴 것입니다. 이런 결과는 이들의 중국차 유치 노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문: 미시간 주에 입주하기로 한 중국 회사들이 좀 있습니까?

답: 아직 중국차의 미국 시장 진출 자체가 요원한 상황에서 뚜렷한 성과는 없습니다. 현재까지는 중국 자동차 부품회사 한 곳이 미시간주 진출을 추진 중인데요, 현지 관리들은 일단 첫 테이프를 끊은만큼 앞으로 중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이 본격화될 때까지 더 많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분위기 입니다.

이번 모토쇼에 참관했던 창펭사 리 지안신 회장은 당장 미국 지사를 설립할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2년 정도 뒤에 미국 진출 시기가 온다면 미시간 지역에서 처음 판매를 시작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앞으로 미시간주에 해외 자동차 회사들의 유치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 미시간 주는 최근 수년간 포드와 지엠사가 경영 혁신을 위해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하며 많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미국 전국 실업율이 4.5%인데 이 지역 실업율은 7.7%에 이릅니다. 그래서 해외 자동차 회사 유치를 통해 자동차 산업의 본산이라는 명성을 회복하려는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자동차 산업으로 전통이 깊은 디트로이트 주변은 노조의 전통도 강합니다. 이는 일본과 한국 회사들이 입주를 꺼린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관련 연구소 등이 집중되어 있고, 숙련된 기술자들이 많이 있다는 점은 이점입니다. 디트로이트 주변이 앞으로 중국 자동차 회사의 진출을 기회로 삼아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미국내 주요 관심사와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중국차의 미국 시장 진출과 관련한 소식을 들어봤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