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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10명 중 7명, '북한 정권 임계점 지났다'


한국 내 북한 이탈주민 10명 가운데 7명은 북한이 이미 정권위기의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국책기관인 통일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탈북자들은 북한체제를 지탱하고 있는 주체사상과 수령 유일사상 등의 동요로 현 체제가 길어야 10년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통일연구원은 최근 ‘북한체제의 내구력 평가’연구를 위해 탈북자들의 초기 정착교육을 담당하는 하나원 내 탈북자 교육생3백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통일연구원은 김정일 정권의 위기 수준을 1부터 4까지 구분해 1은 안정, 2는 대체로 안정, 3은 체제위기의 임계점, 그리고 4는 체제 불안정이 매우 높은 상태로 나눠 지난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의 변화상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탈북자들은 이념 분야에서 3.47, 고위간부 등 엘리트층에 대해2.77, 경제 3.24, 통제 2.72등 평균 3.12로 대부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끄는 북한체제의 누수현상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탈북자들은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지도자 자질을 3.43으로 매우 낮게 평가했습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학교 통일연구소 김병로 연구교수는 연구 결과 북한당국이 여전히 사회통제를 잘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의 불만이 조금씩 높아지는 양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김병로 교수: “북한의 경제사정은 조금 좋아졌고 사회통제력도 그렇게 완전히 이완된 것 같지 않지만 북한주민들의 정치적 불만이랄까 미래에 대한 비전은 상당히 와해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병로 교수는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 북한의 사회계층별로 체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상당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김병로 교수: “탈북자들의 경우 중산층이나 하류층이 많기 때문에 그 계층속에서 느끼는 북한 체제는 암담하고 미래가 없는 것으로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상류층에서는 부분적으로 많은 불만들이 있겠지만 중,하류층보다는 체제가 오래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교수는 또 10년 전에 같은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해 봤을 때 평균 점수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체제에 대한 북한주민의 불만은 상대적으로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일연구원은 설문조사 결과 탈북자들은 주체사상과 수령 유일 10대 사상, 3대 세습 등 근본이념이 동요하고 외부정보 차단과 사상교육, 사회통제 등이 계속 약화될 경우 김정일 정권이 머지 않아 붕괴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은 또 복수응답이 가능했던 김정일 정권이 유지되는 배경 질문에 대해 외부정보 차단 27.9%, 사회통제 강화 26%, 사상교육 강화 22.4 %, 선군정치 강화 15.9%로 각각 답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실시한 통일연구원의 전현준 선임연구위원은 “종합적으로 북한은 국가체제를 유지하는 중심가치 체계가 붕괴되고 있으며 그 속도 또한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며 “북한은 이념적 정치적 정통성 확보를 위해 주민 교양사업과 강제를 혼용해 국민의 통합을 시도하고 있지만 최근 경제난으로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 내 탈북자 1만명 시대를 맞아 국회가 탈북자들의 이혼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국회는 지난 22일 탈북자의 이혼특례 조항이 신설된 ‘북한 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일부 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003년 3월 18일 이후 한국 국적을 취득한 기혼 탈북자는 북한에 남은 배우자와 이혼한 뒤 한국에서 재혼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탈북단체 관계자들은 탈북자들이 한국 입국 후 법률적으로 북한의 배우자때문에 결혼을 인정받지 못해 동거생활을 하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며 이번 법률안 통과를 환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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