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인터뷰] 우리민족 서로돕기 이용선 사무총장 -  북한 식량난의 원인과 실태


북한주민들이 올해 대규모 식량난으로 인해 아사자가 발생하는 등 혹독한 겨울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국제사회로부터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 식량난의 원인과 실태에 관해 한국의 대북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이용선 사무총장의 견해를 전해드립니다.

이 사무총장은 “올 겨울 북한의 식량사정이 여전히 어렵기는 하겠지만 90년대 중반 대규모의 식량난을 겪은 주민들로서는 나름대로 내성과 생존방법을 터득해온 터라 대량 아사자가 발생하는 등의 큰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담에 서울의 VOA 박세경 기자입니다.

[대담 전문]

문) 올 겨울 북한이 심각한 식량난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90년대를 지칭해서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여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답) 올 겨울이 지난 90년대 중반의 소위 ‘고난의 행군’ 시기와 유사하게 식량과 경제시장이 매우 악화될 것이라는 평가들을 국제인도주의사회기관에서 많이들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겹쳐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그때와 유사성은 올여름 2차에 걸쳐 7월에 수재가 크게 났었고 수재 직후는 또 가뭄이 상당히 심각해서 수재피해나 가뭄피해로 식량 수확이 10~20% 이상 감소했을 것이라는 수해재난 천재지변이 겹쳤습니다.

또 최근 정치 군사적인 문제, 즉 미사일 시험발사나 핵실험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대북비난과 제재 그리고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의 격감 이런 정치 군사적 이유 때문에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부족을 일정하게 해소해 왔던 국제원조들이 대폭 줄고 있다는 점과 마지막으로 최근의 경제사정 악화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이는 정치 군사적인 문제와 관련해서 경제교류와 협력이 위축되는 것도 있습니다만 최근 2~3년 사이의 유가폭등이 매우 심각해 북한경제에는 특히 에너지 등 산업생산의 기반이 되는 전력생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이렇게 정치 경제 천재지변 몇가지 악재들이 겹치면서 올겨울이 지난 10년 내에 가장 어려운 소위 제2의 고난의 행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걱정이 떠돌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이런 얘기도 있었거든요 북한의 식량사정이 안좋기는 하지만 앞으로 3년정도는 버틸 수가 있지 않느냐? 북한이 그것을 염두해 두고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예상하면서도 핵실험을 강행했을 것이다 이런 요지의 얘기가 있는데요 어떻게 받아 들여야 되겠습니까?

답) 일각에서는 그런 얘기가 있습니다만 북이(북한이) 소위 미국의 경제제재나 군사적인 압력에 대해서 항상 고심하고 거기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최악의 강경책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실험을 강행하는데는 그런 정도의 준비를 하지 않을까? 하는 추정을 하는 것 같은데요 저희들은 지난 10년 북한이 90년대 중반에 최소 100만~300만이 죽었다는 그런 최악의 위기상황을 겪고 그 이후 10년간 매년 최소 100만톤에서 150만톤 이상의 식량부족이 아주 만성적으로 계속되어 왔던 상황을 감안하면 군사부문에서 그런 대규모의 식량비축을 했을 것이라는 것은 좀 지나친 추측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지난 7월 11일 부산에서 열렸던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한측 권호웅 내각참사 얘기도 남쪽에서 식량을 중단하면 이제는 군비축의 마지막 식량마저 풀어야 되는데 그것이 옥수수라는 얘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이러저러한 것을 감안할 때 3년정도를 버틸 식량이 비축되어 있다는 것은 좀 지나친 추측이 아니겠는가 판단됩니다.

문) 북한이 대량 탈북을 염두해 두고 국경경비를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더군요 사무총장님께서는 하시는 일 때문에 북한을 자주 왕래하실 것 같은데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 피부로 느껴지는 북한의 분위기는 어떠했나요?

답) 특히 식량생산이 많이 줄면서 분배가 많이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벌써부터 최하위계층의 노약자들의 아사 상황들이 아주 자주 보고가 이루어지고 있구요 혜산 등 일부지역에서는 아마 경제적인 이유를 감안해서 그랬겠습니다만 성홍열이 유행해 주민들이 매우 생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보고도 나올정도로 올겨울이 식량에 있어서나 땔감에 있어서나 북한이 상당히 춥고 배고픈 계절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아마 올겨울 얼음이 얼게되면 또 중국으로 많은 사람들이 식량을 구하려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국제사회에 많이 떠돌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이나 북한이나 양쪽 모두 국경경비를 강화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지금 들리고 있고 또 그게 현지에서 연변 등 변경지역에서는 확인되고 있습니다.

문) 90년대 북한 대량 아사사태 때 대북원조가 없었을 경우에 북한이 붕괴됐을 것이라는 주장이 탈북자들을 통해서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만약 이번에도 그때와 같이 상황이 심각하다면 북한 붕괴에 대한 대비책도 준비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지적도 일각에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답) 우선 지나친 우려라고 생각하구요 기본적으로 지난 90년대 제1차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북한 전역에 배급체계가 동시에 끊기면서 어디를 가도 식량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굶어 죽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같은 경우는 그 과정에서 수많은 장마당 같은 시장이 도입되고 이제는 취약계층은 매우 어렵겠지만 그래도 식량을 구할 수 있는 수단과 통로들이 많이 열려 있습니다.

그래서 어려움은 여전히 심각하겠습니다만 풀어 나갈 수 있는 제도와 기반이 갖추어져 있고 한편으로 주민들의 내성이, 기를 쓰고 살아 나갈 수 있는 ‘내성’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그런 대규모의 아사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북한의 인도적인 위기로 인한 붕괴를 국제사회가 또한 허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비근한 예로 중국의 경우 매년 40만톤 내외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하는데 물론 북한에 대한 중국의 원조는 비공개 국가기밀사항으로 되어 있습니다만 대체로 40만톤 내외의 식량지원과 50만톤 내외의 중유지원을 통해서 북한사회에 그런 급격한 변화들을 최소한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 안전판이 있기 때문에 북한체제 붕괴를 그런 식으로 측정한다는 것은 좀 섣부른 예측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끝-

관련 뉴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