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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 부동산 하락세 1968년 이후 최악


요즘 미국에서 집을 파려는 집주인들의 입에서는 한숨이 나오고 있습니다. 집 값에 계속 내려가고, 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택의 수도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는 어제 월간 주택 가격이 40여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통계를 발표해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윤귝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문: 이번 통계에 따르면 집 값 하락이 1960년대말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주택 매매업 종사자들의 단체인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전국 주택 평균 가격은 지난해 9월에 비해서 2.2%나 하락했다고 합니다. 전국에 있는 단독 주택의 평균 거래 가격이 지난해 22만5천달러에서 22만달러로 줄어든 것이지요. 2.2% 하락은 부동산중개인협회가 월간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68년 최저치입니다.

문: 집 값이 내려가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우선 표면적으로는 집을 파려는 사람은 많은데 사려는 사람이 적기 때문입니다. 공급은 많은데 수요가 적으면 가격이 떨어지는 시장 경제의 원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셈이죠. 부동산중개인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올 해 9월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9월에 비해서 전국적으로 14.2%나 줄었습니다. 주택 거래 감소는 지난 3월부터 꾸준히 지속되어온 추세인데요, 시장에 쌓이는 매물이 늘어나다 보니, 집을 팔기는 더욱 어려워진 것이 현실입니다. 또 이사가 적은 가을, 겨울철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문: 주택 거래 감소가, 집 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그럼 주택 거래가 줄어든 원인은 무엇입니까?

답: 우선 집을 사려는 사람들 사이에 좀 더 기다렸다가 사겠다는 심리가 팽배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올 해 들어 주택 가격이 내려간 폭은, 지난 5년간 집 값이 올라간 것을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대도시 지역의 경우 2000년에 비해 2005년 집값은 거의 2배에 가까이 올랐으니까요. 집 값이 이렇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한 풀 꺾이고 오히려 하락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집을 살 이유가 없는 것이죠.

사는 입장에서는 그동안 크게 오른 집값이 좀 더내려갈 때까지 지켜보자는 심리가 생기는 것이 당연합니다. 반대로 집을 팔아야 하는 집주인들은 집 값을 내리면서 까지도 구매자를 찾고 있는 실정이지요.

문: 높은 이자율도 집 값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집을 구입하는 사람은 대부분 집을 살 때 집값의 일부만을 냅니다. 나머지 돈은 집을 담보로해서 은행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아서 낸 뒤 짧게는 5년, 길게는 30년 등 일정한 기간 동안 매월 갚아나가지요. 따라서 이자율이 올라가면 매월 갚아야하는 돈이 늘어나고 가정 경제의 부담도 커집니다. 집값이 그대로 있어도, 이자율이 올라가면 집에 들어가야 하는 돈이 올라가는 식이죠.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던 지난 5년간은 이자율이 역대 최저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집을 구입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올 초부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자율이 올라가며 주택 구입자들의 부담이 늘게 됐습니다. 이자율은 앞으로도 주택 시장 변화의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문: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 낙관론과 비관론이 모두 나오고 있지만, 장기적인 시장 전망은 대체적으로 낙관적인 편입니다. 우선 낙관적론자들은 가격 하락 조짐이 시작된 올 초부터 급격하게 매물이 쏟아지며, 주택 가격 하락이 현실로 나타났지만, 올 후반기 들어 매물이 줄고 있기 때문에 곧 시장의 균형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이죠.

문: 집 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도 있지 않습니가?

답: 그렇습니다. 2000대 초 이자율 하락에 따른 부동산 투자 열기로 집 값이 비정상적으로 올랐고, 현실적으로 일반 수요자들이 구입하기에는 너무 비싸다는 것이죠. 그래서 더 큰 폭의 집 값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5년 이상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낙관적인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현 수준의 성장율을 계속 이어가는한 주택 시장이 폭락하는 등의 현상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이민자들이 꾸준히 들어오고, 기존 이민자들의 정착도 늘어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주택 수요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집니다.

단, 최근의 주택 가격 하락은 2000년대 들어 유래가 없었던 주택 가격 상승에 이은 일종의 반작용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또 전통적으로 주택 구입이 활발해지는 내년 봄까지는 현대의 완만한 하락 추세가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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