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쉬 미국 대통령과 노무현 한국대통령이 14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 재개 및 진전을 위해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으며, 향후 실무 차원의 협의를 통해 세부적인 방법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부쉬 대통령은 정상 회담 후 기자 회견에서 양국이 북핵 위기를 평화적으로 다뤄나갈 수 있도록 6자 회담을 계속 해나가기로 했다는 점을 재확인 했습니다. 한편 양국 정상은 이밖에 작전통제권 이양 등 향후 군사동맹 발전 방향과 자유무역협정, 비자면제프로그램 등에 대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김근삼 기자가 전합니다.
부쉬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오전 11시부터 50분 가량 진행됐으며, 이후 오찬 회동과 공동 기자회견이 차례로 열렸습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핵심 의제였던 북핵 문제를 6자 회담의 틀 안에서 평화적이고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으며, 구체적으로 향후 관련국들이 실무 차원에서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VOA와의 통화에서 “양국 정상간에 새롭고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오찬 회동에는 예정에 없던 제이 레프코위츠 미국대북인권특사가 참석해서 북한 내 인권 문제와 탈북자들의 고통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습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남한에서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남한은 탈북 난민을 환영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한미 동맹 관계가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이라는 점도 재확인 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기자회견 모두 발언을 통해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고통받고 있는 국가에 군사 지원을 해준 점에 감사한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매우 우호적이고 의미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 6자 회담에 대한 의무를 재확인 했으며, 양국 국민을 모두 이롭게 하기 위한 양국 경제 관계와 자유무역협정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부쉬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테러를 완전히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이에 대한 동참과 지지의 입장을 전한다”고 화답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전시 작전통제권과 관련해 “한국군의 작전통제권 전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은 확고하다”며 “전환 시기에 관해 양국간에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실무적 문제로 합리적 조율을 통해 합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쉬 대통령도 “미국은 한반도 안보에 여전히 책임을 지고 있다”며 “병력 주둔 규모와 이동 시기는 한국 정부와 협의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혜택을 묻는 질문에 즉답은 피한 채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함으로써 동북아 지역 안정을 얻을 수 있고, 궁극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는 점을 김정일이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양국의 긴밀한 협조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미국이 복잡한 국제문제들이 있음에도 한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범 정부적 노력을 기울인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추가 관련 질문에 대해 “남한은 북한의 미사일 실험 후 이미 쌀과 비료를 제공하지 않기로 하는 등 사실상 대북 제재 중이라며 6자 회담 재개를 추진하는 현 시점에서 제재 논의는 적절하지 않다”고 답변했습니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정상 회담에서 남한의 대북 제재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유엔 회원국들이 유엔 대북 결의안을 계속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 대통령은 15일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뒤 16일 한국으로 돌아갑니다.